배우들의 생생한 표정과 움직임 카메라에 담다

언제부터인가 공연에서 영상은 필수장치가 됐다. 관객들에게 무대 인물들의 표정을 생생하게 전달하기도, 무대 중계를 하는 카메라들이 관객들을 비춰 공연 분위기를 뜨겁게 달구기도 한다. 또한 무대배경으로서 관련 영상을 상영해 무대효과를 극대화한다. 공연에서 영상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됐다.
/편집자 주  

 

김수현 초록여우 프로덕션 대표는 영상업계의 베테랑이다.

35년째 영상 사업자로 일해 온 김 대표는 전북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업계 중 하나이기 때문에 역사는 자랑이 아닐 수 있지만 항상 새로움을 추구한다는 면에서 오래도록 영상사업을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드러난다.

무대에서 영상은 관객들이 현장에서 바로 느낄 수 있는 장치다. 눈으로 바라보고, 느끼며, 즐긴다.
만약 갑작스레 영상이 나오지 않는다면? 비전문가들은 영상업체의 잘못으로 생각하기 쉽다.

“저희는 최 일선에 있어요. 전기 이상으로 영상이 나오지 않아도 우리 탓, 영상, 음향이 원인이어도 당장은 우리 잘못이죠.”

영상업체는 무대 의뢰가 들어오면 우선 어떤 형식의 공연, 축제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 이후에는 사전답사가 진행된다. 사전답사라고 해서 행사장소만 그저 둘러보는 것이 아니다. 무대규모, 객석규모, 무대와 객석의 길이 등을 체크한다.

“사전답사라고 하면 모든 무대가 세팅 된 이후에 이뤄지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는데 아니에요. 무대 세팅은 행사 막바지에나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불가능하죠. 아무것도 없는 장소에서 윤곽을 그리는 것이죠.”

김 대표는 장소를 보면 저절로 윤곽이 나온다고 했다. 무대는 어디에 위치하는 것이 좋을지, 객석의 위치, 특수효과는 어떤 곳에서 이뤄지는 것이 좋을지, 플래카드 설치 장소까지 말이다. 오랜 기간 일한 노하우가 여기에서 드러난다. 종종 행사관계자에게 이를 조언해주기도 한다.

큰 행사의 경우에는 사전미팅을 통해 공연의 성격, 어떤 촬영을 할 것인지 조율을 한다. 그 다음의 일은 장비를 체크하는 것이다. 한 공연에서 중계를 위해서는 카메라가 최소 3대에서 5대는 필요하다. 이에 부가적으로 믹싱 장비, 전선, 지미집 카메라, 최근에는 드론까지 추가됐다.

“전 현재도 현장에서 카메라를 잡아요. 모든 카메라를 조율하고 컷을 나누는 역할은 아내가 도맡아 하고 있죠.”

큐시트가 나오면 김 대표는 큐시트를 숙달해야한다. 무대 등장인물들의 동선을 체크하고, 주요 내빈이 있다면 어떤 좌석에 앉아있는지, 카메라는 어떻게 잡을 것인지를 미리 생각해야만 한다. 그 후 리허설이 시작된다.

리허설은 행사 당일이나 전날에 이뤄지는데 본 행사와 똑같이 진행된다. 리허설이라고 해도 실수가 일어나면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작은 실수가 행사의 성패를 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행사장에서 저는 참 예민해요. 머릿속에 온통 카메라 위치, 동선, 장비 관리, 안전 등이 가득하죠. 어떤 식으로 행사를 치를지 계속해서 이미지트레이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간혹 누가 저에게 말을 건네도 잘 모를 때가 많아요.”

요즘에는 드론을 도입하면서 더욱 신경 쓸 것이 많아졌다. 드론 자체가 워낙 고가의 장비이고, 작은 실수 하나로 드론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객석에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인명사고까지 일어날 수 있다.

“요즘 영상에서 드론은 빼놓을 수 없죠. TV에서 여행지를 소개하는 프로그램들을 보세요. 드론 촬영이 이뤄지지 않는 것들이 없어요.”

김 대표가 요즘 가장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드론이다. 드론에 대한 공부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드론을 공유했으면 하는 마음에 강의도 하고 있다.

“향후 드론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해요. 영상을 촬영하는 것 이상으로 군사, IT, 서비스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드론은 주목받을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요즘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드론 교육 강의를 많이 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꿈을 꿀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거잖아요. 가슴 벅차고, 뿌듯한 일이죠.”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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