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와 엄마' '실타래를 감으며' 등 교사 출신 작가 사랑-우전 운율에 담아

'동시 한상차림'

안도 著-전북문인협회 회장

동시는 마음을 들뜨게 만든다.

성인이 읽는다면 동심으로 돌아간 듯 들뜨고, 순수한 느낌을 받게 된다.

안도 <동시 한상차림>(북매니저)의 작품들 역시 우리가 미처 잊고 있었던 깨끗한 영혼을 깨운다.

저자 안도는 현재 전북문인협회 회장과 전북문학관 관장을 맡고 있다.

이전에는 한국아동문학회 부회장 전북문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남원출신인 시인은 전주상고, 전주교대를 나와 교단에서 아이들과 함께했다.

아이들과 함께해왔던 저자는 동심이 영원한 마음의 고향이라고 말한다.

이번 시집은 저자가 오랜 기간 떠나왔던 동심 세계 회귀다.

작품들은 가족의 사랑, 우정을 노래한 작품들이 많다.

바쁜 요즘의 시대에 우리가 쉽게 놓칠 수 있는 소중한 것들을 붙잡아준다.

작품해설을 쓴 이준섭 한국동시문학회 회장은 “시의 운율이 새로워 읽기에 재미가 있었고, 상상의 세계가 아름다워 읽을수록 상상력이 풍부해진다”며 “잠재된 교훈이 있어 읽을수록 어린이들이 건전한 정서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는 좋은 동시 작품들이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기가/‘새근새근’ 잠자는 사이/엄마는 주방에서/‘달가닥 달가닥’ 그릇을 씻는다//잠자다 일어난 아이/‘두리번두리번’/엄마를 찾다가//엄마가 찾자/눈물을 ‘글썽’이더니/‘으앙’ 울음을 터뜨린다.

//울음소리를 들은 엄마가/‘허둥지둥’ 서두르다가/‘쨍그랑’/접시를 떨어뜨리는데//‘깜짝’ 놀란 아이가/주방을 보더니/엄마를 보고,/좋아서 ‘까르르’ 웃는다//동시집에 수록된 <아가와 엄마>다.

의성어, 의태어로 표현한 언어들이 정겹고, 섬세하다.

엄마의 당황스러움, 엄마의 얼굴을 보고 마냥 좋아 까르르 웃는 아이의 모습이 대조적으로 표현돼 더욱 사랑스럽다.

엄마와 둘이서/무릎을 세우고/실타래를 감는다//엄마 실타래는/점점 커지고/내 실타래는/점점 작아진다.

//우리 딸이/예쁘고 슬기롭게 자랏으면//우리 엄마가/건강하고 행복했으면//한 줄 한 줄/감을 때마다/마음도 줄줄 따라 감긴다//한 땀 한 땀/수를 놓을 때마다/이 세상에서/가장 아름답고 따뜻한/옷이 될 실타래 이 작품은 <실타래를 감으며>로 엄마와 어린 딸이 마주 앉아 실타래를 감고 있는 정경을 노래한다.

엄마는 딸이 예쁘고 슬기롭게 자라길, 딸은 엄마가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는 모습에서 실타래 같은 사랑이 줄줄 이어진다.

두 작품을 통해서 알 수 있듯 안도 시인은 이 시대에서 조금은 잊고 살았을 사랑을 이야기한다.

개인주의가 만연한 요즘의 시대, 우리나라의 전통적 정서인 희생과 사랑을 깨우치는 문학 작품은 반드시 필요하다.

시인은 동시를 통해 가족의 사랑, 친구들의 소중한 우정을 이야기한다.

그 때문에 어린이, 청년, 중장년 누구에게도 공감이 가는 작품들이다.

시인은 “아이들과 만나고, 동심을 지닌 어른들과도 만나고 아직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동심들을 만나며 동심의 상차림을 준비했다”며 “오랜만에 다시 차려본 상이라서 조금은 어설프고 입맛에 맞지 않아도 기꺼이 받아주고, 용기를 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시인은 “잠시나마 시간을 멈추고, 아니, 타임머신을 타고 맑디맑았던 순수의 동심세계에 동행해 보자”고 독자의 손을 맞잡는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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