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유난히 폭염과 열대아가 그칠 줄 모르니 사람들이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광합성의 원리로 날로 깊어지는 초록빛 산야 그리고 땡볕을 조롱하듯 진흙 속에서 환하게 피어나는 연꽃을 보면 위대한 자연은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아무리 뜨겁게 달군 대지도 머지않아 삽상한 바람을 데불고 풍성한 열매를 준비 해 줄 것이다.

지난 칠월의 첫날 뒤란 청포도가 익어 갈 무렵 지역의 뒷골목에 창고 건물을 개조하여 작은 미술공간을 마련했다.

‘따숨’. 그 이름이 한여름을 지나는 동안 따숨은 거의 숨죽여 지내고 있다.

더위에 지친 사람들은 이 더위에 왜 따숩게 지내려는지 의구심마저 들었단 한다.

여섯 화우들이 의기투합하여 십시일반 공간을 이끌어 가는데 지역의 소수자들에게 문화욕구를 돋우고 삶의 활력을 불어 넣는데 뜻을 같이 했다.

“다 같이 가치로운 콜라보 부라보” 함께 하니 좋다는 것이다.

작가와 소수자들이 함께 전시회를 하고 지역사람들이나 관광객들에게 나눔의 이미지를 전달하고 따뜻한 숨결을 불어 넣는 일이 순조롭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첫 번째 콜라보 전에 본인은 ‘딸과 친정어머니’가 나란히 그림을 걸어 놓고 전시회를 하고 있다.

친정어머니는 87세 경로당에서 배운 그림으로 자신은 늦깎이로 시작한 그림으로 작은 공간을 채워 제법 갤러리 분위기를 자아냈다 아직은 골목을 지나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는 못하지만 언젠가는 따숨의 계절이 올 것이다.

늦깎이로 시작한 그림을 두고 사람들은 묻는다.

어떻게 그림을 하게 되었느냐고? 아 그건 우리가 좋아하면 손잡고 싶듯이 좋아하고 관심이 있어 가까이 하다 보니 정말 좋은 벗이 되었다고 말한다.

요즘 같은 더위에 그림 그리기에 몰두하며 땀방울과 함께 더위 즐기기에 충분하다.

우리 곁에 익숙한 것들을 특별한 감정으로 캔버스에 올리고 때로 객관적이고 감정적으로 소통하게 된다는 것 그림을 알고 나를 더 잘 알게 된 것은 인생의 큰 기쁨이다.

나만의 조용한 울림이 있다.

그림 속에는 질서가 있고, 높고 낮고 배려와 사랑이 색감으로 다가온다.

마치 계절이 오고 가듯이 너는 너답게 나는 나답게 묵묵히 자기 일들을 열심히 하며 사는 것 그런 매력이 있다.

지역의 사람들과 여행객들이 잠깐 눈 여겨 본 그림 한 점이 발길을 머물게 하게 참 따숨의 공간답다고 격려와 칭찬이 함께 하는 날들을 기다려 본다.

/채영숙 군산 환경미협‧따숨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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