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항생제 처방 절반 낮춰 의료-축산-수산물 감시관리

정부가 조용한 살인자(Silent Killer)로 불리는 항생제 내성균, 이른바 슈퍼박테리아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5개년간 관리대책을 수립하고 감기에 대한 항생제 처방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정부는 11일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제86회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16~2020년)을 확정했다.

항생제 내성균의 발생과 확산의 주범으로 뽑히는 의료기관 내 항생제 남용을 줄이고 감염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축산물과 수산물에 대해서도 항생제를 통합적으로 감시•관리할 계획이다.

항생제는 감염병 치료에 필수적인 의약품이지만 항생제에 듣지 않는 내성균은 치료제가 없는 신종감염병과 유사한 파급력을 지녀 사망률 증가, 치료기간 연장, 의료비용 상승 등으로 인류의 생존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항생제 사용량이나 내성률에서 유독 취약한 상황이다.

관리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우선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해 항생제 처방률에 따라 진찰료 중 외래관리료를 1%를 가산•감산하고 있는 것을, 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3%로 확대하기로 했다.

항생제 사용이 많은 수술에 대해 실시하고 있는 항생제 평가도 내년에는 그 대상을 2개 추가할 계획이다.

또 항생제 처방이 많은 감기 등 상•하기도 질환에 대해서는 항생제 사용 지침을 개발해 배포하고, 항생제 처방 정보 애플리케이션을 진료용 프로그램과 연계해 제공할 방침이다.

감염관리실 설치 대상 병원을 확대하고 의료기관 인증평가 기준에 관련 전문인력 확보 현황을 반영한다.

일단 발생한 항생제 내성균의 확산 방지를 위해 감염관리의사를 한시적으로 양성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감염관리인력 인정제도를 도입해 이들이 의료기관 내에서 활동할 경우 건강보험 수가로 보상해준다.

복지부는 앞서 항생제 내성균을 포함한 감염병의 확산 방지를 위해 신증축시 병원의 병상당 병실수를 4개 이하로 제한하고 300병상 이상 규모의 종합병원의 음압격리병상을 늘리도록 시설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법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의료기구 세척•소독•멸균과 세탁물 관리를 강화하고 의료기관 내 폐의약품과 의료폐기물 처리 지침 준수 상황도 점검하기로 했다.

의료기관 간 환자 이동시 내성균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도 만들어 환자가 내성균을 가졌는지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축산물을 통한 내성균 발생•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수의사의 처방 대상 항생제를 현재 20종에서 2020년까지 40종으로 늘리는 방안이 추진되며 축산제품의 농장단계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해썹) 인증시 항생제 사용기준에 대한 인증 요건을 강화한다.

또 수산방역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수산생물질병 발생에 대해서도 신속히 대응할 계획이다.

사람-동물-환경 간의 내성균 전파경로 파악을 위해서는 기존의 병원 임상감시체계에 농축수산, 식품, 환경 분야의 감시체계를 연계하는 통합감시체계를 구축한다.

축산물 중 식육과 식용란에 대해서만 실시 중인 항생물질 검사 대상을 원유와 수산물로 확대하고, 인체와 농축수산 영역의 항생제 사용량을 집계하고 연관성을 연구해 내성 감소 방안을 마련한다.

항생제에 대한 인식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관련 학계와 협회, 시민단체, 언론, 정부 등이 참여하는 '항생제 바로쓰기 운동본부'를 출범해 범국가적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했다.

의사와 수의사 등의 양성과 보수교육에 항생제 내성을 포함한 감염관리 분야를 필수교육으로 지정하고, 농어업인 교육 시 항생제 적정 사용에 대한 내용을 반영한다.

정부는 이번 관리대책을 통해 인체에 대한 항생제 사용량을 20% 줄이고 감기 등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을 현재의 50%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아울러 호흡기계 질환 항생제 처방률과 황색포도알균의 메티실린 내성률을 각각 20% 감소시키고 닭의 대장균 플로르퀴놀론계 항생제 내성률을 10% 낮출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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