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마샬 '지리의 힘' 전 세계 10개 지역 나눠 각 나라 영유권 분쟁 이유 지리에서 찾아

세계적으로 영유권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본은 끊임없이 우리나라의 독도에 집착하며, 분쟁을 일으키고자 하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 문제가 있고, 러시아에는 크림반도가 있다.

팀 마샬의 <지리의 힘>(사이)는 이 같은 각 나라의 영유권 분쟁 이유를 지리에서 찾고 있다.

러시아는 어떤 지리적 아킬레스건을 가졌기에 초강대국이 될 수 없는지, 남유럽은 왜 서유럽에 비해 재정 위기에 취약한 건지, 미국은 어째서 초강대국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한국에 왜 사드를 배치하려 하는지, 파키스탄보다 인도가 더 빨리 성장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중동과 아프리카는 왜 지금도 피의 전쟁이 계속되는지, 라틴 아메리카와 아프리카는 왜 발전이 더딘 건지, 왜 세계는 남극이 아닌 북으로 향하는지 등에 대한 답을 확인할 수 있다.

저자는 지리를 알지 못하면 세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고 말한다.

우리의 삶은 언제나 우리가 살고 있는 땅에 의해 형성돼 왔다.

전쟁, 권력, 정치는 물론이고 오늘날 인간이 거둔 사회적 발전도 지리적 특성에 따라 이뤄졌다.

책은 전 세계를 10개의 지역으로 나눠 각 지역의 전체 지도를 맨 앞에 배치해 설명하고 있다.

과거(국가의 형성)부터 시작해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시급한 상황들(중국의 영향력 확대, 서유럽의 분열 등), 그리고 미래의 조망(북극을 두고 벌어지는 점증하는 경쟁)까지 포괄하는 지정학적 유산을 다루고 있다.

한국은 그 위치와 한반도 내에 지리적 천연 장벽이 없다는 이유로 21세기인 지금까지도 강대국들의 경유지 역할을 해오고 있다.

만약 다른 나라가 북쪽에서 침략해 온다 해도 일단 압록강을 건넌 뒤 해상까지 진출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천연 장벽이 거의 없다.

반대로 해상에서 육로로 진입한다 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같은 지리적 특성 때문에 몽골이나 만주족의 청나라, 일본 등이 침입해 오는 등 수세기에 걸쳐 정복과 점령, 약탈의 대상이 되어 왔다.

이는 21세기인 현재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복잡하지 않은 한반도의 지형 때문에 남과 북 사이의 인위적인 분단 또한 가능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일본은 국토의 4분의 3이 사람들이 거주하기 어려운 데다 천연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나라다.

섬나라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한때는 고립 상태로 있었지만 이제는 세계로 뛰어들기 위해 군사적 개입을 선택하면서 군국주의를 부활시키려 한다.

일본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군사 동맹을 맺고 군대를 보유하지 못하게 한 전후 헌법 또한 개정하려고 한다.

중국은 21세기에는 국제적인 해군력 없이는 패권국이 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동중국해, 남중국해 등 여러 대양과 해협에서 영유권 분쟁을 치르고 있다.

중국이 이처럼 해상 항로에 집착하는 이유는 이 경로를 통해 자국의 상품이 해외로 나갈 수 있고 또 그 상품을 만들 수 있는 자원들이 자국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만약 가스와 원유 등을 중국으로 수송하는 해협들과 교역을 가능케 하는 대양들이 봉쇄된다면 중국은 고립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저자는 경제 전쟁, 세계의 분열, 영유권 분쟁, 빈부 격차, 자원에 대한 탐욕과 경쟁 등은 결국 지리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 통찰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지리가 우리 개인의 삶에는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어떻게 세계의 정치와 경제를 좌우하는지도 보여준다.

저자 팀 마샬은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의 터키 특파원과 외교부 출입 기자를 지냈으며, 영국 스카이 뉴스Sky News 외교 부문 에디터이자 BBC 기자로도 일하는 등 25년 이상 국제 문제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해 왔다.

/윤가빈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