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아궁이-숲길-바람 등 자연 소재 43편 시-그림 수록···따뜻한 가족애 담아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
정여민 著 - SBS '영재발굴단' 소개


올해 초 SBS <영재발굴단> 프로그램에서 정여민 군이 소개됐다.

문학 영재로 소개된 정여민 군은 2015년 제23회 우체국 예금 보험 어린이 글짓기 대회에서 수필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로 대상을 받았다.

당시 열두 살 소년의 수필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나는 이곳에서 ‘우리 마음속 온도는 과연 몇 도쯤 되는 것일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너무 뜨거워서 다른 사람이 부담스러워하지도 않고 너무 차가워서 다른 사람이 상처 받지도 않는 온도는 ‘따뜻함’이라는 온도라는 생각이 든다.

정 군은 도시에서 벗어나 외부인의 접촉이 거의 없는 산골마을에 살고 있다.

암 진단을 받은 엄마를 위한 결정이었다.

이곳에서 정 군은 아침저녁으로 산책하고 텔레비전 대신 책을 보며, 한 겨울에는 아궁이에 불을 때며 지내고 있다.

특별한 놀이시설이 없다보니 정 군은 자연스럽게 자연을 관찰하게 되었다.

민들레,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 아궁이, 진돗개, 숲길, 바람, 이름 모를 꽃과 친구가 되었고 그들이 전하는 말을 귀 기울여 듣는다.

이러한 감성은 오롯이 글로 옮겨진다.

‘어디에서든지 깨지지 말아라/아무 곳에서나 구르지 말아라/다시 만날 조각돌 햇살을 위해/비를 참아내며/누웠다 다시 일어나는 억새보다/바람을 참아내어/ 그냥 작은 꽃 옆에서/같이 비를 맞아주고/같이 바람을 맞이하는 돌이 되어라’ 정 군의 <돌>이란 시다.

정 군은 이 시를 통해 “엄마가 돌처럼 단단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정 군의 이런 시들이 한 데 묶여 책으로 출간됐다.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주니어김영사)다.

총 43편의 시들이 수록됐으며, 글짓기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도 만날 수 있다.

아이의 시선으로 만난 글들이지만 성인들도 충분히 공감가능하다.

또한 감동과 위로도 받을 수 있다.

삶에서 가족애가 얼마나 중요한지, 자연이 얼마나 우리를 말없이 품어 주는지 자연의 순리대로 주어진 환경을 받아들이고 담담히 이겨내는 것이 얼마나 큰 용기인지를 단순하고 순수한 어휘 속에 담고 있다.

어린이들이 이 작품을 본다면 긍정적인 자극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그림시집 형식으로 구성돼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한다.

그림은 허구 작가가 맡았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한 작가는 광고와 홍보 관련된 다양한 일을 하다가 어린이 책의 그림을 그리게 됐다.

그린 책으로는 <처음 받은 상장>, <미미의 일기>, <도와줘!>, <왕이 된 소금장수 을불이>, <만길이의 봄>, <용구 삼촌>, <금두껍의 첫 수업>, <얼굴이 빨개졌다>, <여우가 될래요>, <도와줘요, 닥터 꽁치!>, <멍청한 두덕 씨와 왕도둑>, <말하는 까만 돌>, <겨자씨의 꿈> 등이 있다.

문태준 시인은 “여민이의 동시 속에는 산골의 자연이 책처럼 무지개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새소리와 산과 하늘과 달과 별이 가득합니다. 햇살은 여민이의 동시 속에서 맘껏 웃고, 이슬방울은 영롱하게 빛납니다. 이 친구들은 여민이와 아주 가까운 사이입니다. 여민이에게 이처럼 친구가 많은 것은 여민이가 상냥하고 마음이 곱기 때문입니다. 여민이의 동시를 좋아하는 친구들도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고 추천평을 남겼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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