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사드배치 철회 투쟁위원회가 21일 국방부에 제3 후보지 검토를 요청하기로 해 새 국면을 맞았으나 배치 장소를 다시 결정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하다.

사드배치 철회를 계속 주장하는 주민 반대에도 투쟁위가 제3 후보지 검토 요청으로 결론 내면서 주민 간 분열과 갈등이 깊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또 제3 후보지로 거론하는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과 인접한 김천에서 반발이 확산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장소 결정까지는 말 그대로 산 넘어 산이다.

성주사드투쟁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국방부에 제3 후보지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키로 했다.

회의에서 투표한 결과 23명이 찬성했고 1명이 반대했다.

9명은 기권했다.

투쟁위는 특정 장소를 추천하지 않고 국방부가 제3 후보지를 발표할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를 앞두고 사드배치 철회를 주장하는 주민들이 회의장 주변을 봉쇄하는 등 투쟁위 결정에 크게 반발하기도 했다.

앞으로 성주 민심이 사드배치 철회와 제3 후보지 요청으로 엇갈려 지역 내 갈등이 심화할 수도 있다.

투쟁위도 이 같은 점을 우려해 투쟁위를 해체하지 않기로 했다.

해체할 경우 사드배치 철회를 주장하는 주민이 투쟁위를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3 후보지 쪽으로 주민들이 공감하면 성주는 안정을 되찾겠지만 배치 철회를 주장하는 일부 단체가 조직을 꾸려 행동에 나서면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성주 안보단체, 김관용 경북도지사, 노인•유림단체, 재경 성주군향우회 등이 제3 후보지 검토에 힘을 실으면서 주민 사이에 의견이 엇갈렸다.

투쟁위의 제3 후보지 검토 요청 결정에 주민 찬성과 반대 의견이 실제로 어떻게 나타나느냐가 사드배치 장소 변경에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천 쪽 반발을 해결하는 것도 숙제다.

제3 후보지로 유력하게 떠오른 성주 롯데골프장과 가까운 김천 주민이 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등 본격 반대 운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김천에서는 시민 700여 명이 지난 20일 저녁 강변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사드 반대 첫 촛불집회를 열었다.

김천민주시민단체협의회와 농소면•율곡동 사드반대대책위원회는 김천 인접 지역인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에 사드배치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성주골프장이 사드배치 제3 후보지로 급부상하자 인근인 김천 혁신도시, 농소면 등에서 각각 사드반대대책위원회(가칭)를 결성하는 등 반발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김천시 기관•단체장 150여 명이 성주골프장 사드배치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혁신도시 내 아파트 동대표들이 사드 반대 일정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같은 김천 쪽 사드 반대 움직임이 성주 투쟁위의 제3 후보지 검토 요청 결정으로 본격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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