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미술관 두번째 현대미술전 한국-중국등 36명 참여 작품 선봬 정치-경제등 문제점 이미지 표현 내달 2일 개막 11월 27일까지 진행

▲ Manh Hung Nguyen 作 '바리케이드'
▲ 박재연 作 'Flexible mass'

전북도립미술관의 두 번째 아시아현대미술전은 청년에 주목한다.

내달 2일 개막해 11월 27일까지 이어지는 아시아현대미술전2016의 주제는 ‘아시아 청년 36’이다.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대만, 태국, 인도,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네팔, 몽고,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총 14개국의 36명의 작가가 참여하며, 이 중 국외 작가는 21명, 전북지역 작가는 6명이다.

도립미술관이 아시아 청년에 주목한 이유는 역동성에 있다.

청년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 고뇌를 작품에 가감 없이 표현한다.

미술관은 작가 선정에서도 작가주의 성향이 강하고, 각 문화를 대변할 수 있는가에 대해 초점을 뒀다.

그 결과 아시아현대미술전에서는 현재 아시아가 갖고 있는 청년의 문제점을 살펴볼 수 있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년들이 말하는 사회상도 다양하다.

정치, 경제, 자연, 종교, 여성, 환경 등 우리시대가 갖고 있는 아시아의 모습을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베트남의 마인 훙 응우옌(Manh Hung Nguyen)은 ‘바리케이드’로 폭력적인 전쟁의 상흔에 시달리고 있는 베트남 사람들의 상처를 보여 준다.

전쟁 후,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절에는 한 아파트에 두세 가정이 같이 살기 위해 공간을 나눈다.

한 가정이 욕실을 가지면, 다른 가정은 부엌을 쓰고, 화장실은 공동으로 사용하는 비좁은 주거 환경. 식량, 물 등 모든 것이 궁핍한 상황에서 케이지를 이용해 거실을 늘리고, 생계를 위해 가축과 가금류를 아파트 안에서 키우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을 아파트 건물과 바리케이드의 이미지를 하나의 설치물에 결합해서 표현했다.

미얀마의 응게 레이(Nge Lay)는 ‘죽은 자기의 모습 관찰하기’로 죽음으로 다가설 수밖에 없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 준다.

과거에는 화산 폭발, 지진, 혹한, 산불 등 자연재해가 잦았지만, 현재는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이 일상의 위협이고, 더 큰 재해를 낳는다.

미술가는 배경이 조금씩 다른 곳에서 자신을 죽은 사람처럼 설정해서 촬영했다.

반복되는 작업은 죽음에 익숙해지기 위함이고, 이를 통해 자기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

누구나 죽음 자체를 모호하게 생각하지만, 분명한 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누구에게나 살아갈 날이 점점 소진되어 간다는 것이다.

한국의 박재연은 ‘Flexible mass’로 고정되지 않고 계속 변화하는 자연과 인간의 감정을 명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무에서 시작한 감정이 꿈틀거리다가 사라지는 것처럼 식물이 자라고, 죽고, 사라지는 변화를 인간 감정으로 이입해서 구현하고 있다.

두꺼운 철판을 자르고, 불에 달궈서 두드리고, 용접하고, 재조립하는 힘겨운 작업을 통해 자유로운 드로잉을 구축하고 있다.

안과 밖이 여실히 드러나는 선재 조각은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다채로운 변화를 생산해 낸다.

인도네시아의 루디 아체 다르마한(Rudy Atjeh Dharmawan)은 지방 출신으로 이슬람의 계율을 따르는 남자로서 족자카르타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종교적인 책임감과 깨달음을 표현하고 있다.

만물은 신 앞에 평등하고, 차이가 있다면 빈부의 차이만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신의 본질과 다르게 종교적 도그마가 약육강식의 정글처럼 지배논리로 작용하는 현실을 꼬집고 있다.

개막식은 내달 2일 오전 10시 30분 미술관 대강당에서 진행된다.

김기라 작가의 영상에 나오는 힙합 가수들이 무대에 서서 공연을 갖고, 무대 주위에는 중국 루양 작가의 ‘무빙 갓(Moving God)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장석원 관장은 “전년도에는 아시아 현대성과 관련된 작품들을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조명했다면 올해는 아시아 청년 작가들의 실상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시다”고 설명했다.

/윤가빈기자

▲ Nge Lay 作 '죽은 자기의 모습 관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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