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경영-조직 안정에 경기력 향상 매진 할 것"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란 사람이 있다.

전주에서 안과를 운영 중인 그는 최근 서울에 병원을 개원했다.

수요일과 토요일엔 서울을, 나머지는 전주를 오간다.

직원들에겐 ‘일하고 싶은 병원 만들기’를, 환자에겐 ‘다시 찾고 싶은 병원’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다.

인라인롤러 마니아로 통한다.

밥은 굶어도 인라인을 타야 적성이 풀린단다.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이 하나로 합쳐져 통합전북롤러스포츠연맹 초대회장에 당선됐다.

바쁜 몸에 더 바쁜 일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개의치 않는 표정이다.

회장 뿐 아니라 연맹의 모든 임원들과 힙을 합해 전국 최고의 인라인롤러 협회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통합전북롤러스포츠연맹 정영택 초대회장을 만나봤다.
/편집자주

 

△소감을 밝혀달라

인라인롤러를 즐기면서 변방에 있어야 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일을 맡게 됐다.

부족한 사람을 추대해 준 임원들에게 우선 감사드린다.

당초 올해 말까지 전주시인라인연맹 회장직을 수행해야 하는데 더 큰 일을 하기 위해 사임했다.

형식은 추대지만 과거 수상경력 등 깐깐한 서류심사를 거쳤다.

회장을 맡고 보니 비인기종목으로서 지원해야 할 것이 매우 많다.

욕심내지 않고 천천히 하겠다.


△통합의 의미는

연합회는 취미생활을 전제로 한다.

탈퇴와 가입이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전문체육은 프로로 가는 길이다.

선수로서 성과가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풍부한 지원이 돼야 한다.

이들을 위한 시스템을 개선하고 지속적으로 이뤄지게 해야 한다.

초대회장이 할 일이다.

후임 회장이 갈팡질팡 하지 않도록 단체의 정체성을 세워야 한다.

병원에 내 이름을 빼 이유도 만약 내가 없어도 운영이 잘 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이유다.


△인라인롤러와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2000년 무렵이다.

인라인롤러 인구가 급증한 때다.

각종 대회도 막 생길 때다.

당시 아이들이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다녔다.

가족끼리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다보니 인라인롤러가 눈에 들어왔다.

학창시절 때 쿼드롤러 스케이트를 탄 적도 있다.

처음엔 공공장소보다 주차장 같이 좁은 장소에서 시작했다.

골프나 여행 등 다른 것도 해봤지만 살을 빼는 데는 인라인이 제격이다.

활동량이 많기 때문이다.

지금은 밥은 굶어도 인라인은 한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다.

이제는 좁은 장소가 아니라 넓은 장소에서 마음껏 즐기고 있다.


△전북의 생활동호인 현황은 어떤가

인라인롤러는 말 그대로 유산소 운동이다.

어르신들이 인라인을 하면 허벅지에 근육이 생긴다.

기초체력이 튼튼해진다는 말이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도내에서 등록된 회원만 수 천명에 달한다.

등록을 하지 않은 회원까지 합하면 전북도민 모두가 동호인인 셈이다.

하지만 전주에 안타깝게 실내경기장이 하나밖에 없다.

비가 오면 전주까지 찾아오는 광주 사람들에 비하면 행복한 형편이지만 수요에 비해 시설이 없는 게 아쉽다.


△전주인라인마라톤대회를 직접 운영해왔다.

올해로 13회째다.

처음 시작할 때 5,000만원이 들었다.

해가 갈수록 대회 규모가 커지다보니 국제대회로 승격했다.

하지만 예산은 지금이나 그 때나 똑같다.

다른 경비가 늘어나니 전야제 같은 부대행사는 취소하고 순수대회로만 운영하고 있다.

전주는 인라인대회를 하기에 도로조건이 좋다.

일반도로에서 무한대로 속도를 내면서 달리는 선수들을 보면 가슴이 찡할 정도다.

이런 경기용 도로를 구비한 곳은 전주가 유일하다.


△전문체육은 어떤가

4~5년 전 전문체육을 취급하는 연맹회장을 역임한 적이 있다.

선수출신이 아니면 힘들지만 교류차원에서 추대를 받았다.

현재 전문체육은 상황이 좋지 않다.

끊어진 철길이라 표현하고 싶다.

선수층이 전 연령대별로 두툼하게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비어있는 연령대가 많아 이빨 빠진 형국이다.

졸업 후에도 사회로 나갈 수 있는 연속성도 없다.

완주군에서 운영하던 실업팀도 몇 년 전에 해체됐다.

현재 도체육회가 이들을 맡고 있지만 임시방편적인 요소가 강하다.

때문에 선수 출신이면서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대책은 없나

이들이 설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줘야 한다.

구 연합회 차원에서는 동호인 대회를 활성화시켜 이들이 인라인 강사로 나설 수 있게 해야 한다.

현재 초중고 실업팀까지 40여명이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인라인롤러는 재미있다는 인식과 함께 활성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회장의 출연금과 임원들의 도움 아래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재정적 기반을 하루 빨리 만들어야 한다.


△연맹 운영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인라인마라톤대회 조직위원장을 해보니 대회운영에 관련된 인원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만큰 전북엔 인라인롤러의 인프라가 강하다.

연맹을 꾸리고 나가는 데는 어려움이 없다.

또 연합회와 연맹이 제각각 특성이 있지만 조금씩 융합돼가고 있다.

회장 혼자 할 수 없다.

이들이 조금만 양보해 준다면 원활한 연맹을 만드는 데 어려움이 없다.

어느 경기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또 공정한 경기를 해야 한다.

전북엔 좋은 선수들이 많다.

동호인들도 많다.

이들이 마음껏 즐기고 공정하고 최선을 다한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뒷받침 조력자 역할을 할 것이다.

투명한 경영은 당연하고 조직의 안정과 경기력 향상에 매진할 예정이다.


△좌우명이 있다면

특별한 좌우명은 없다.

하지만 하고 싶은 말은 있다.

모든 것을 사유화하면 안된다.

꽃이 예쁘다고 꺾어 집으로 가져가면 혼자만 만족할 수 있다.

공공의 가치를 잃어버리는 행태다.

사회생활 역시 사유화는 절대 금지다.

병원운영도 이런 차원에서 운영을 했다.

사회환원에 노력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예쁜 꽃이 살아 있는 좋은 나무가 되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잘 키우는 게 나의 좌우명인 셈이다.

/조석창기자
/사진=김현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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