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전역 타격권 수준 도달 실전배치 내년 초반앞 관측

북한이 24일 시험발사한 잠수함탄도미사일(SLBM)은 500여㎞를 비행, 남한 전역을 타격권에 넣을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군은 SLBM은 초기 개발단계에서 300여㎞를 비행하면 성공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SLBM은 사실상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이 지난달 9일과 4월 23일 발사했던 SLBM은 각각 10여㎞, 30여㎞를 비행한 다음 공중에서 폭발한 것과 비교하면 이날 발사한 SLBM은 기술적으로 큰 진전을 이룬 셈이다.

청와대가 이날 오전 북한의 SLBM 발사와 관련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대책을 논의한 것도 SLBM의 개발수준이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군 당국은 그간 북한이 이르면 2~3년내로 SLBM을 전력화할 것으로 예상해왔지만 이번에 500여㎞를 날려 보낸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실전배치 시점도 이르면 내년 초반까지 앞당겨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합참은 "이번에 시험발사한 SLBM은 지난 수차례 시험발사보다 진전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반도 안보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자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대한 중대한 위반행위"라고 지적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SLBM 발사가 성공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나아가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추진 잠수함 건조계획에 착수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잠수함 전문가인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500여㎞를 비행한 것은 성공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북한은 다음 단계로 SLBM 12발을 탑재할 수 있는 대형 잠수함을 건조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SLBM을 개발하는 것은 핵탄두 소형화 작업을 성공했기 때문"이라며 "북한은 핵추진 잠수함의 건조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잠수함과 핵무기를 동시에 보유한 국가라면 그 최종목표는 당연히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원자력 잠수함을 보유하는 것"이라며 "핵무기를 개발한 북한이기에 핵추진 엔진의 개발은 어렵지 않을 수 있다.

북한은 이미 핵추진 잠수함을 개발하였거나 개발 과정에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잠수함은 수중에서 은밀하게 기동하는 전략무기이기 때문에 쉽게 탐지하기가 어렵다.

북한 잠수함이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에서 SLBM을 발사하면 이제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다 SLBM에 소형화된 핵탄두를 탑재할 경우 '재앙' 수준의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유사시 북한 SLBM을 요격할 수 있는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필요성도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이 SLBM을 실전 배치할 경우 유효한 방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박 교수는 "대부분의 BMD(탄도미사일방어) 레이더는 120도의 범위를 담당하는 것으로 설계되어 있어 후방으로 침투하는 잠수함을 탐지하는 것이 어렵다"면서 "360도의 탐지와 요격 능력을 구비했다고 하더라도 SLBM이 자세 각도를 낮춰서 낮은 고도로 발사할 경우 탐지부터 요격까지의 대응시간이 줄어들고, 저고도로 비행함에 따라 지구곡률에 의해 탐지가 제한되는 음영구역이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우리 군은 대잠전 차원에서 현 잠수함 증강 계획을 재검토하고, 대잠전 수행을 위해 장시간의 항해 능력과 필요한 무기와 장비의충분한 탑재능력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핵추진 잠수함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박 교수는 주장했다.

문근식 국장은 "우리 군의 대비계획도 이제는 전면적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며 "한국도 핵잠수함을 건조해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을 출항할 때부터 감시해 유사시 이를 쏘지 못하도록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SLBM 발사에 성공함에 따라 우리 군은 앞으로 지상 킬체인 뿐 아니라 '수중 킬체인'까지 구축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킬체인은 북한 미사일 발사 징후부터 발사 시 파괴까지 일련의 작전개념을 뜻한다.

우리 군은 지상 킬 체인을 오는 2020년대 초반까지 구축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수중 킬체인'은 북한 잠수함이 동해안 신포나 원산, 마양도, 퇴조 등의 잠수함 기지에서 출항할 때부터 수중에서 은밀하게 기동하는 단계까지 추적 감시해 유사시 이를 격침하는 전략까지를 말한다.

북한이 SLBM 12발을 탑재할 수 있는 핵추진 잠수함 건조계획을 수립했을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우리 군도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해 이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군사 전문가는 "SLBM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을 들키지 않고 장시간 추적하려면 물속에서 1~2달을 버틸 수 있을 정도로 잠항 능력이 뛰어난 핵추진 잠수함이 필요하다"면서 "북한의 SLBM 수준이 실전배치 단계에까지 도달했기 때문에 핵추진 잠수함 건조계획을 수립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해상과 수중의 감시 및 타격체계가 보완되어야 할 것"이라며 "북한이 SLBM에 핵탄두를 탑재할 것을 염두에 두고 전체적으로 작전계획과 대비태세를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북한의 KN-11(북극성)은 1990년대 초 러시아의 SLBM인 R-27(SS-N-6)을 모방해 개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R-27은 직경 1.5m, 길이 9m, 사거리는 2,500㎞로, 2단 액체 추진형이다.

탑재 중량은 650kg으로 현재 북한이 보유한 무수단 미사일의 원형이다.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