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빛나-신호불안2
▲ 박지수-가면벗을 시간이다

좀처럼 대관전시를 하지 않는 갤러리숨이 대관전시를 연다.

쉽게 찾아오지 않는 기회를 잡은 이들은 박지수, 이빛나. 전북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4학년에 재학 중인 두 학생은 졸업 전 전시를 열고 싶다는 열정으로 갤러리숨의 문을 두드렸고, 이들의 열정과 용기를 높게 산 갤러리숨은 이들에게 대관을 허락했다.

오는 10일까지 열리는 이들의 2인전의 주제는 ‘성격갑옷’. 자신의 약한 자아를 방어기제로 둘러싼 모습을 성격갑옷이라고 표현했다.

갑옷 때문에 상대방이 부딪히기도 하지만 쉽사리 갑옷을 벗을 수는 없다. 혹여 내가 상처는 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갑옷을 벗지 못하는 자신을 이야기한다. 두 사람은 ‘성격갑옷’이라는 공통 주제아래 자신만의 이야기를 꾸려낸다.

박지수는 ‘가면’을 이야기한다.

인간관계에서 불이익을 당할 것이 두려워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일종의 가면을 쓰는 것. 박지수는 작업을 위해 가면을 쓴 자신의 표정들을 촬영했다.

남자친구와의 이별 후 ‘나는 괜찮아 슬프지 않아, 내가 왜 슬퍼해야해’ 괜찮은 척하고, 장례식을 가서 ‘슬프지만 울면 안 돼 장례식에서는 울면 안 된데’ 라며 감정을 억누르며 찍은 사진들. 우울한 감정을 무시하고 그 감정이 싫어서 좋은 감정만으로 덧입히는 상태들을 찍어 캔버스에 옮겼다.

이빛나는 정신적으로 힘겨울 때 외부와 단절하고, 상황을 부정하며 종일 잠을 잔다고 한다. 그리고 악몽을 꾸는데 꿈의 내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나름대로의 해석을 하고, 스스로를 우울하게 하던 문제들을 찾아낸다.

꿈을 통해 진짜 ‘나’를 찾아 나서는 길을 발견한 것이다. 그의 자아성장은 오롯이 작품으로 표현됐다.

갤러리 숨은 “두 친구가 졸업 전에 꼭 전시를 한번 하겠다고 의기투합해 자신의 이야기들을 화면에 담아 낸 전시다”며 “졸업과 함께 그림과 멀어지는 미술대학 졸업생이 많은 요즈음에 보기 좋은 모습으로 이들이 작가로서 살아갈 앞날을 응원한다”고 따뜻한 메시지를 전했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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