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지역구 국회의원은 10명이다.

4.13 총선거를 통해 지역민의 선택을 받았다.

10명 국회의원 중 어느 한 명도 쉽게 국회에 들어간 이가 없다.

전주권 3명 의원은 모두 1,000표 이내에서 승리했다.

갑을병 세 지역이 795표, 111표, 989표 차이다.

낙선한 이들은 어이없을 표 차다.

익산권은 2개 지역구이지만, 당 공천과 본선 경쟁 과정에서 익산갑과 익산을 후보들이 수시로 바뀌었다.

실제 어느 당, 어느 후보인지가 헷갈릴 정도로 후보들의 지역구 이전이 심했다.

유권자들 입장에선 얼마나 답답하고 창피했겠는가. 아마 이런 선거판은 전례가 없을 것이다.

전주, 익산을 제외한 다른 5개의 지역구도 복잡하고 아슬아슬했다.

국회의원 대부분이 공천과 본선에서 살얼음 같은 위험지대를 넘어, 격렬한 전쟁을 겪은 뒤 20대 국회에 입성했다.

19대 국회의원 중 낙선한 인사 중에는 큰 꿈을 가진 이도 있었다.

아쉽게도 20대 총선에서 낙선하면서 이들의 꿈은 다음 기회로 넘어가게 됐다.

21대 국회에 재진입하거나 아니면 내년 대선에서의 역할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목표를 이뤄야 한다.

하지만 비(非)현역이어서 그 과정은 험난할 것임이 자명하다.

이런 점에서 20대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현재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을 도민과 유권자들에게 항상 감사해야 한다.

승리자가 됐지만 언제나 와신상담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만일 유권자들이 조금만 마음을 달리 먹었거나 표심이 조금만 흔들렸다면 20대 국회 의석 상당수는 다른 이들이 자리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20대 국회의원들은 도민과 유권자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3년 반여 남은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런데 도내 지역구 국회의원 대다수의 꿈이 크지 않고 너무 약해 보인다.

각자 처한 정치적 환경 및 지역구 사정 때문에 쉽게 움직이지는 못하겠지만 큰 뜻을 품은 이가 그리 많지 않다.

아마도 꿈은 가지고 있지만 만일의 ‘실패’를 우려해 아직까지 그 꿈을 외부로 드러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별로 없다.

내년 대선이 지나면 다음 기회가 없는 정치인이 몇 명 나온다.

당권도 마찬가지다.

당권 도전 가능성이 있는 의원들이, 이번 전당대회에 도전하지 않으면 차기 당권 가도에 들어서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꿈을 가진 자가 움직여야 기회가 생기는 법이다.

20대 현역 국회의원들은 비단 전북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최고의 인물이 선출돼 있다.

타 지역에선 초재선은 물론 ‘젊은’ 단체장들이 대권 도전을 선언하고 있다.

전북의 국회의원들은 이들에 비해 결코 밀리지 않는 역량을 가졌다.

전북의 4선, 3선 중진들은 중앙 도전을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

또 초재선 중에선 40대 기수론을 들고 나가야 하며 50대는 당권 도전 의지를 밝혀야 한다.

과거 김대중, 김영삼 등은 40대 기수론으로 정치를 장악했고 정동영-정세균-정균환은 40~50대 초반에 정치의 핵심에 섰다.

지금 여야의 잠룡들 중에선 50대 초중반의 기세가 대단하다.

“아직, 때가 아니다”, “내가, 해서 되겠어?”, “괜히 바람 넣지 마세요.” 이렇게 생각하는 의원이 많으면 전북은 중앙에서 힘을 쓸 수 없다.

그런 생각은 국회의원 4년을 안정된 직업, 가문의 명예로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꿈을 꾸지 않는 정치인, 중앙 무대 도전을 머뭇거리는 의원은 전북 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꿈을 꾸고 도전하는 의원만이 그 꿈을 이뤄낼 수 있다.

/정치부장 김일현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