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 아름다운 풍경··· 마음에 평화를 주다

부안 격포해수욕장을 지나 굽이 굽이 가다보면 전북학생해양수련원이 나온다.

별다른 인연이 없으면 지나치기 십상이지만 이곳 해변엔 일몰 촬영지로 유명한 섬이 있다.

솔섬이다.

말이 섬이지 조그만 무인도다.

해변에서 약 200m 떨어져 있어 손만 내밀면 잡힐 듯하다.

이곳이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되면서부터다.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를 든 채 누비다 발견한 곳이다.

솔섬은 이름 그대로 소나무 몇 그루가 섬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오른쪽에서 두 번째 소나무는 마치 용머리와 흡사하다.

이곳에서 찍는 일몰 사진 중 가장 으뜸은 용 입안에 들어가 있는 붉은 태양이다.

용이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승천하는 듯한 느낌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작정 이곳을 간다고 여의주 사진을 찍을 수는 없다.

태양이 지는 계절과 궤적이 잘 맞아 떨어져야만 붉은 태양이 용의 입안에 쏙 들어가게 된다.

이곳은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 섬이라고 불린다.

밀물 때엔 넘실거리는 파도가 발 아래까지 넘치지만 썰물에는 솔섬까지 물이 빠진다.

직접 걸어서 섬까지 갈 수 있다.

물이 빠진 때에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조개잡이에 한창이다.

미처 썰물에 빠져나가지 못한 고기들도 이들의 관심거리다.

하지만 이곳의 가장 큰 자랑은 아름다운 낙조다.

부안 변산반도 모두 아름다운 낙조를 볼 수 있지만 솔섬에서 보는 낙조만큼은 아니다.

주변 수려한 경치와 일몰이 곁들여진 풍경은 솔섬에서만 볼 수 있는 장관이며, 직접 걸어서 섬까지 진입할 수 있는 재미도 있다.

해넘이야 어느 곳에서 접하든 아름답지만 철새들이 수시로 날아오르고 여의주를 문 용을 만날 수 있는 솔섬이야말로 감동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모든 이의 마음이 평화롭고 설레게 하기에 충분한 곳이다.

하지만 요즘은 그렇지만도 않다.

해가 지는 시간이면 여지없이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모여든다.

조금이라도 좋은 장소를 확보하기 위한 눈치싸움이 치열하고, 심지어 해가 중천에 있을 때부터 미리 와 장소를 선점하기도 한다.

조금만 늦으면 지는 해는 고사하고 해넘이를 찍는 사진작가들의 뒤통수만 바라보는 경우도 발생한다.

재미있는 것은 일몰 시간에 맞춰 한 번에 밀려왔다 쭉 빠져나가는 사람들 모습이 마치 밀물과 썰물 모습을 연상시킨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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