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청 공무원 13명으로 구성 작년 9월 1일부터 점심시간 방송 시작 아일랜드-영국으로 선진지 견학 다녀와 군민 직접 참여하는 방송 기획 계획

▲ 완주군청 공무원 13명으로 구성된 WIB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낮 12시 20분부터 30분동안 음악을 배달한다.

작년 9월 1일 완주군청 점심시간에 잔잔한 변화가 시작됐다.

군청을 감싸던 내부의 공기가  달라진 것이다.

낮 12시 20분이 되면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에 맞춰 사람들은 조금 더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여유를 즐기게 된다.

누군가는 음악 감상을 하고 누군가는 커피를 즐기고 누군가는 자신만의 휴식을 갖기도 한다.

음악과 함께하는 점심 힐링타임- 그 안에는 WIB의 활동이 있다.
/편집자주

 

W・I・B(Wanju-County In-House Broadcasting)은 완주군청 공무원 13명으로 구성된 방송동아리이다.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낮 12시 20분부터 30분 동안 완주군청사는 물론 군의회청사, 각 읍면 사무소 및 사업소에 음악을 배달한다.

첫 방송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방송은 완주군청사와 군의회청사에서만 들을 수 있었는데, 올해 초 시설보강을 통해 완주군의 모든 사업소 및 읍·면사무소까지 송출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내부직원들과 군청을 방문하는 민원인들이 보여준 좋은 반응 덕분이었다.

 WIB 방송동아리 회원들은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DJ를 하며, 방송기술, 프로듀싱까지 방송 제작 전 과정에 참여한다.

WIB 회원들은 청취자들의 참여,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직원들이 듣고 싶은 음악과 사연을 내부 게시판을 통해 직접 올리면, 담당 제작진들은 청취자들 신청곡 위주로 선곡을 하고, 직원들에게 필요한 각종 공지사항 전달과 함께 날씨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 영화이야기 등 계절과 날씨, 그리고 그 날의 분위기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를 방송에 담아 진행한다.

어린 자녀를 둔 직원들은 아이들 생각에 애니메이션 주제곡을 신청하고 시골집에 계신 부모님의 애창곡인 트로트를 올리는 청취자, 애인과의 다툼 후 화해를 청하기 위해 러브 송을 들려달라는 청취자까지.. 취향과 연령대별로 선호하는 음악이 달라 맞춤형 선곡에 신중을 기하고 또 기한다.

또한 선곡표와 방송편성표를 통해 매일 바뀌는 DJ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음악과 방송, 청취자와 진행자 간의 양방향 소통은 물론 유대감을 형성해 가는 것이다.

일반적인 행정기관에 대한 이미지는 수직적인 명령체계와 보수적 성향으로 폐쇄적인 조직문화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완주군청 점심시간은 ‘음악 방송’이 있기에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행정기관의 분위기를 개선하고, 직원들 간 신선한 공감대를 형성해 훌륭한 직장 만들기(GWP, Great Work Place)1)를 실천하고 있다.

또한 많은 행정기관들이 ‘호손효과2)’를 행정조직에 직접 적용하여 일하기 좋은 훌륭한 일터를 실천하려는 기관들이 있지만, 완주군청과 같이 매일 생방송으로 음악방송을 진행하는 기관은 찾아보기 힘들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발상의 전환으로 군민에게 감동을 주는 창의적 업무수행을 유도하기 위한 단체장의 의지도 함께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W・I・B회원들은 품격 높은 방송을 위해 개인의 역량을 키우는데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와일드푸드 축제에서는 축제장 안내방송을 지원했고, 올해 3월에는 전주 KBS 라디오 프로그램 ‘즐거운 저녁 길’ 방송 및 뉴스 스튜디오 견학을 통해 방송제작진(피디, 방송작가, 진행자, 기술감독 등) 의 조언을 들으며 전문성을 키워나갔다.

청취자 눈높이의 방송 제작을 위해 내부 직원들에게 방송 만족도 관련 설문조사도 진행했다.

또한 방송을 중심에 두고 다양한 소통 채널을 넓히기 위해 새로운 정책도 모색하고 있다.

올 여름 지역공동체 미디어 선진지로 유명한 아일랜드와 영국으로 벤치마킹을 다녀왔다.

Near90FM, 노던비전TV, 벨파스트FM 등을 견학하며 다양한 지역공동체미디어의 정책을 배우고 왔다.

지역사회에서 갖는 공동체 미디어의 역할과 가치, 지역민 참여를 통한 지역공동체 발전과 공동체 미디어와 동반성장하는 지자체 등 완주군 미디어 환경 접목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다.

먼저 올 가을 군민이 직접 방송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열린 방송을 기획하고 있으며, 동아리 회원과 주민DJ를 공개 모집하여 함께 스피치 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2017년에는 W・I・B과 주민들이 주도하는 미디어공동체 설립 유도를 위해 회원들과 주민 DJ들의 재능기부를 통한 ‘형형색색 보이는 동네라디오 방송’를 추진할 계획이다.

주요 관광지 등에서 진행 될 ‘보이는 라디오’는 페이스북과 아프리카TV를 통해 실시간 라이브 방송으로 온오프라인 방송 소통 활성화를 꾀한다.

이와 함께 고산면에 완공예정인 지역영상미디어 센터 활용 방안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

완주군 W・I・B 동아리의 이러한 노력들이 완주군을 비롯한 도내 지역공동체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끼치길 기대해본다.

/완주=김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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