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DJ 끌어안는 정균환










[서울] DJ
끌어안는 정균환.

요즘 민주당 의원들은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대북송금 의혹으로 위기에 봉착한 DJ를, 밟고 넘어갈 것인지 아니면 끌어안을 것인지 분명한 입장을 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측에서 연일 진상규명 쪽으로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DJ와 애증(愛憎)이 교차하는 의원들의 고민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런 의원들과는 달리 정균환 원내총무는 처음부터
고민이나 갈등이 없었던 것 같다.

그는 이 사건이 정치적 이슈가 된 이후 줄곧
“대북송금
문제는 남북관계를 고려한 통치행위이며 따라서 비리사건이 아니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고 특히 야당의 특검제 도입 주장에 대해서는 “정략적으로
흐를 수 있고 결국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DJ의 속내를 사실상 대변하고 있는
것.

정 총무는 7일에도
“이 사건을 국회 차원에서 ‘정치적’으로 해결하고 이후에 국민여론을 따라 해법을 찾자”고 야당측에 제안했다. 그는 나아가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남북관계는 물론 향후 우리나라 경제에 결정적
악재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여론을 등에 업은 한나라당이 특검제 수용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현 상황을 감안하면 청와대로선 정 총무의 ‘반대’만이 유일한 방어막인 셈. 그 때문에 정 총무의 심적
부담 역시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DJ의 강한 신임을 받아왔던 정 총무. 여기에다 ‘배신하지
않는’ 성격이 그의 입장을 더욱 확고하게 만든 것 같다고 주변에서는 말한다.

최근 노무현 당선자 시대를 앞두고 정치권의 무게중심은
서서히 DJ에게서 멀어져 가고 있다. 민주당 시류(時流) 또한 DJ를 넘자는 쪽으로 흘러가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정 총무의 DJ끌어안기는 ‘의리’라는 측면에서 남다른 조명을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서울=김일현기자 cin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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