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카 재클린 '진흙-물-벽돌' 열악한 환경서 성공 신화를 이룬 기업가들의 이야기

<진흙, 물, 벽돌>(21세기북스)는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P2P 소액대출 웹사이트인 키바(Kiva.org)의 공동 창립자 제시카 재클리의 기업가적 여정을 담은 책이다.

키바는 빈곤을 완화하기 위해 ‘대출’이라는 방법으로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비영리 단체다.

저소득층에게 대출, 보험 등의 금융 서비스를 소액 규모로 제공하는 마이크로파이낸스(microfinance) 회사로, 이들은 문맹, 여성, 장애인이라는 차별적 조건으로 인해 은행권에서 대출받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은행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키바는 인터넷이라는 범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창업을 원하는 빈민들의 사연을 사이트에 올렸고, 전 세계 네티즌에게 기부한 돈을 빈민들의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가능성을 보고 소액을 투자하도록 권고했다.

최소 투자비용은 25달러로, 2005년 설립 이후 120만 명에게 대출을 해주었고, 그 금액은 7억 달러에 달했다.

그리고 무려 98.72%에 육박하는 상환율을 보여 기부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수저, 흙수저’라는 말이 유행이다.

이 한마디는 가난한 사람은 영원히 가난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을 가장 신랄하게 풍자한다.

물론 빈자는 부자보다 성공하기 어렵다.

자원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빈자는 부자가 보지 못하는 기회를 볼 수 있다.

제목의 모티브가 되기도 한 우간다의 벽돌공 패트릭의 이야기를 보자. 동생을 제외한 가족 전체를 잃은 패트릭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다.

집도 없고, 식량도 없었다.

그에게 있는 것이라곤 발아래에 있는 흙뿐이었다.

그러나 패트릭은 자신이 가진 것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나뭇가지로 진흙을 파내 물과 섞어 벽돌을 만들어냈다.

점차 장비와 기술을 발전시켜 어엿한 벽돌 제조업체를 이룬 그는 동생과 마을 사람을 고용할 정도로까지 성장한다.

이웃과 성실히 소통한 결과 남들은 비치해두지 않는 물품을 갖춘 탄자니아의 상점 주인 블레싱, 학위도 자격증도 없었지만 놀라운 헤어 제품을 만들어 120개에 달하는 미용실을 보유하게 된 지카와 레일라, 중증 장애를 지닌 딸을 위해 ‘보완대체 의사소통’ 기구 전문업체를 일군 쇼나, 동료 농부들에게 바나나 농사라는 자신의 명확한 목표로 선언한 콘스탄스, 안전도가 크고 작은 목표 대신 안전도가 작고 큰 목표를 선택했던 생선 장수 캐서린 등 절대적 빈곤에서 기적과도 같은 성공을 이룬 기업가들의 이야기는 세상을 더욱 바람직하게 만들고 싶은 독자들에게 울림을 준다.

저자 제시카 재클리가 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명확하다.

책에 실린, 보통 사람은 상상할 수도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성공을 이룬 기업가들의 이야기에서 위로를 받고 동기를 부여받길 바란 것이다.

그녀는 독자 개개인이 기업가를 꿈꾸든, 평범한 직장인이든 그들이 보여준 기업가 정신을 삶에서 실천해보기를 권한다.

그러면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자기 삶의 방향은 어디인지, 자신은 어떤 일을 할 때 열정을 느끼는지, 내가 보지 못했던 기회는 무엇인지 깨닫게 될 것이며, 그 결과 자신의 삶과 세상을 더욱 바람직하게 만드는 데에 기여하게 될 것임을 확신한다.

또한 저자는 역설한다.

“용기 있는 여정을 택하라. 기업가적인 삶을 사는 길과 자신에게 거는 길을 택하라. 소중한 시간과 재능, 에너지를 최상의 꿈을 꾸는 데 집중하라. 자신과 주변에 더욱 많은 희망을 품으라. 꿈의 나래를 펼치고, 잠재력을 믿으며, 스스로 꿈꾸는 미래를 만들라. 세상은 당신을 원한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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