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에서 도민과 유권자들은 집권여당 소속의 국회의원을 선출시켰다.

이후 전북 정치에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야권이 주도했던 과거 정치 환경에 비하면 긍정 효과가 많다는 평가가 상당하다.

새누리당 소속의 정운천 국회의원(전주을)은 20대 국회 개원 이전에도 기금본부, 탄소법 등 전북 주요 현안 추진 과정에서 절대적 파워를 구사했다.

실제로 특정 정당 일색의 정치권보다 3당 체제로 전환한 20대 국회는, 도민들의 기대를 한 몸에 모을 만 하다.

3당이 전북의 발전을 위해 서로 힘을 모으고 경쟁 체제를 가동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대충 넘어가도 될 사안이 이제는 적당히가 통하지 않는다.

3당간 견제가 이뤄지고 있어서다.

최근 전북과 도민들의 관심은 삼성의 새만금 투자 MOU 무산과 그 후속대책에 집중된다.

삼성이 새만금 투자를 사실상 포기한 이상, 앞으로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지 그리고 실제로 투자할 의향이 있는지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삼성과 전북 국회의원 간담회에선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우선, 삼성 측 인사들이 책임있는 답변을 할 위치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등 전북이 요구하는 급이 높은 인사들은 아니었다.

적어도 새만금 또는 전북에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인사들이 참석해야 간담회의 의미가 커지는데, 어쨌든 이번 삼성-국회의원 간담회의 격은 당초 기대에는 부족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북 의원-삼성 간담회에서 큰 소득을 얻지 못했다고 해서 정치권을 공격할 필요는 없다.

어떤 식으로든 일을 하려고 하다가 벌어진 것인데, 결과가 별로 없다고 해서 비판을 받는다면 앞으로는 그 누구도 크게 일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다.

적당한 선에서 지적을 해야지, 비난의 강도가 넘어서면 복지부동이란 단어가 전북 정치권에 맴돌 수 있다.

이미 간담회는 지나갔다.

전북과 정치인들은 이 시점에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정운천 의원이 주장하는 ‘전략적 접근’ 방식은 전북도와 정치권이 모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정 의원은 국회의원들이 힘으로 몰아부치는 형식보다는 차근차근 전략을 수립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른바 전략적 접근을 통해 삼성을 압박하고 결과적으로 전북이 원하는 것을 얻어야 한다는 논리다.

정 의원의 전략적 접근 방식을 쉽게 풀이하면 1단계는 수치(數値)다.

연구용역 등을 통해 최근 20여년 또는 30여년간 전북도민들이 삼성에 어느 정도 금액을 소비했느냐를 계량화하는 작업이다.

휴대폰, TV, 세탁기 등 가전제품은 물론이고 자동차 그리고 삼성생명에 들어가는 보험료 등등. 도민들은 엄청난 액수를 삼성과 삼성 제품에 사용했을 것이다.

이런 용역은 전북도내 기관, 예를 들면 전북발전연구원이나 기타 업무 수행에 적합한 곳에서 용역을 담당하면 될 것이다.

2단계는 간단하다.

이 정도의 금액을 사용한 도민들에게 기껏 공장 하나 제대로 짓지 않느냐고 삼성을 압박하고 투자를 이끌어낸다.

삼성 정도 기업에서 몇 조원, 몇 천억원 대의 중장기 투자계획을 마련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를 위해 도내 각 지자체는 각자의 상황에 맞게 삼성 측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는 세밀한 계획을 짜야 한다.

정운천 의원은 “투자는 애걸복걸하거나 협박해서 이뤄지는 게 아니다. 과학적이고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고 투자를 요구해야 한다. 글로벌 삼성이 거절할 수 없는 데이터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간담회에서 별무소득이라고 삼성과 전북 정치권이 거리를 둘 필요는 없다.

투자해야 하는 명분을 만들어내고 이를 실현시키는 게 애초 목표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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