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세력 약화에 정운천 힘받아-정동영 개성공단 폐쇄 비선 논의 집중 부각 이춘석 비서실장 사퇴 촉구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가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이 목전에 다가오면서 사회 이곳저곳에서 대통령 하야, 탄핵 등 정치 금기 단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주요 대학과 시민단체들은 성명 등을 통해 대통령 책임론을 거론하고 나섰다.

전북에서도 박근혜 국정운영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다.

전북 정치권은 이번 기회에 현 정부의 국정 난맥상을 강하게 비판하고 전북 정치 파워를 극대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특히 박 대통령의 레임덕과 함께 대선 시계가 빨라진 만큼 도내 정치인들의 발빠른 행보가 주목된다.

전북 국회의원들은 연일 박근혜 정부-최순실 게이트를 맹공하고 있다.

이에 대해선 여야간 입장 차가 별로 크지 않다.

우선 여당 소속인 새누리당 정운천 의원(전주을)은 “최순실 의혹으로 국정이 난맥상을 보이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그렇지만 전북을 위해선 예결위 활동이 중요한만큼 예산 확보에 더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여권 안팎에선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정운천 의원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새누리당은 친박 이정현 대표가 주도하고 있었지만 박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으로 친박 역시 세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호남은 전남 출신의 이정현 대표 대신 전북 지역구인 정운천 라인이 힘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야권은 대선 후보 출신의 정동영 의원(국민의당 전주병)이 공세의 선두에 서 있다.

정 의원은 통일부장관 당시 개성공단이라는 대공적을 남겼지만 현 정부는 개성공단을 폐쇄했다.

그러나 비선라인에서 개성공단 폐쇄가 논의됐다는 설이 나오면서 정 의원은 이 문제를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정 의원은 27일 “개성공단 폐쇄 같이 민족의 운명이 걸린 문제를 무자격 민간인들이 결정한 것은 경악을 넘어 원천 무효”라면서 “개성공단 폐쇄 같은 중대 사안을 청와대 비서가 보따리에 싸서 밤중에 최순실씨 집에 들고 가고 무자격 민간인들이 둘러 앉아 폐쇄를 논의하고 이를 받아 박 대통령이 폐쇄를 결정했다면 명백한 국기문란이며 불법 행위”라고 비판했다.

도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국민의당 정읍고창)은 “이번 주 주말까지 국회에서 노력하고 국민의당도 노력해 언론에서 진상을 밝히는 상황도 지켜보면서 가장 효과적으로 진상을 확정짓고, 밝혀진 진상에 따라서 가장 효과적이고 적확하게 책임을 묻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면서 “그것이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일이 될 수도 있지만 지금 시점보다는 이번 주말까지 지켜보면서 최종 방법론을 결정하자”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이춘석 의원(익산갑)의 발언 강도가 세다.

이 의원은 27일 예결위 회의에서 이원종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더 이상 고민할 필요없이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고 황교안 총리에게도 내각 구성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강하게 지적했다.

도내 정가에선 “박 대통령과 친박의 힘이 갈수록 약해질 수밖에 없는 구도인 만큼 전북의 여야 정치권이 현 상황을 전북 정치력 강화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문이 늘고 있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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