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탄탄한 대본 무난히 해소 관람객 낮은 연령대에도 집중 아이들 많이 부각 안돼 아쉬움

▲ '사운드 오브 뮤직'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폰 트랩가의 이야기' 뮤지컬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소리문화창작소가 공동제작을 맡은 뮤지컬 <폰 트랩가의 이야기>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만들어진지 50년이 넘는 작품이지만 현재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다. 이러한 명작을 각색한다는 것은 위험부담이 있다.

탄탄한 스토리를 가지고 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관람객들은 원작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원작의 향수를 훼손시키지 않아야 하고, 원작에서 불려진 <에델바이스>, <도레미송>, <안녕, 안녕히> 등을 어떻게 소화해날지도 관건이다.

<폰 트랩가의 이야기>는 원작의 내용을 그대로 가져왔다. 제목을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폰 트랩가의 이야기>로 바꿨지만 딱히 그럴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관람객들의 연령대는 5세 이상으로 제한됐다. 공연 시작에 앞서 연령대가 너무 낮은 것은 아닐까 걱정도 됐다. 아이들이 2시간의 시간동안 극에 집중할 수 있을지 하는 우려감이었다. 다행히 아이들은 극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간간히 아이들의 칭얼거림이 들렸지만 큰 방해요소는 아니었다.

공연은 대체적으로 무난했다. 물론 몇몇 배우들의 부족한 연기, 음향사고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합격점이었다. 특히 탄탄한 대본은 박수를 쳐줄만한 요소다.

극 초반 관람객들에게 안무와 노래를 함께 부르게 하면서 호응을 이끌고, 현재의 사회상을 풍자한 “기자님, 그 태블릿 PC는 내 것이 아니라고요.”, 신발을 언급한 대사는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주기도 했다.

또한 마지막 합창대회에서 특별출연으로 벨 리아트리스, 펠리체가 출연해 아이들에게 공부를 외치는 엄마의 마음을 대변하고, <개구리 왕눈이> 노래를 부른 것도 인상적이었다. 요즘의 아이들은 <개구리 왕눈이>를 잘 모르겠지만 부모세대들은 충분히 즐길만한 요소가 아니었을까.

다만 나치가 어떤 것인지 어린아이들이 제대로 이해를 해줬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물음표다. 나치를 설명하기 위해 나치점령군을 환영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여준 것은 아쉽다. 자칫 나치를 사실과 다르게 오해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차라리 나치를 설명하기 위해 첫째 딸 리즐의 남자친구 랄프 배역을 이용해 더 극적으로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원작과 가장 많이 비교될 <에델바이스>, <도레미송>, <안녕, 안녕히> 곡은 무난하게 소화했다. 아이들이 많이 부각되지 못해 아쉬움도 남지만 주연배우들이 대체적으로 잘 이끌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은 고전이지만 우리 세대, 우리 사회 현실에서도 분명 통하는 것이 있다. 국민의 마음을 음악으로 위로해주고, 음악의 힘을 보여준다.

현재 우리의 상처 난 마음들도 음악이 위로해줄 수 있지 않을까. 영화에서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 것 하나가 대령이 부르던 <에델바이스>를 관중이 이어서 부르던 장면이다. 뮤지컬에서는 볼 수 없었지만 그 장면이 자꾸 생각난다. 관객들의 마음속에 에델바이스가 꽃피길 바란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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