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 한 폭의 한국화 속으로"

최근 들어 전북에서는 청년작가를 주목하는 시선들이 많아졌다. 청년작가의 지원 폭이 커지고, 그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졌다. 전북화단의 미래를 내다보기 위해서는 청년작가를 살펴야 한다. 청년은 미래이고, 그들이 갖고 있는 청춘은 아름답다.

본지는 각 미술계의 추천을 받아 청년작가를 만난다. 나이는 현재 통용되고 있는 45세 이하를 기준으로 삼았다. 물론 젊은 나이라고 해서 작품도 신선하리라는 공식은 없다. 그래서 추천인들에게 미술적 상상력과 힘을 보여주는 작가를 추천해주길 당부했다.
/편집자주  

 

▲ 김원 作 'Alcoholic'
▲ 김원 作 'Your Baby'

‘청년작가를 만나다’의 첫 번째 주자는 김원 작가다.

김원 작가를 추천하는 이들은 많았다.

“그 또래 작가들 중 김원 작가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한국화로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다”, “변화를 갈망하고, 열정이 있다”, 계속해서 그림을 그릴 친구다”라는 추천사가 이어졌다.

김원 작가는 한국화를 그리지만 미술을 잘 모르는 이들이 작가의 최근작을 본다면 한국화라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할 수도 있다.

짙은 원색의 배경에 드로잉으로 표현되는 작품은 활기차면서도 거칠게 느껴진다.

“굳이 장르로 구분하자면 전 한국화가 맞아요. 한지에 먹을 사용하니까요. 요즘은 장르가 많이 무너졌어요. 재료의 특성으로 장르를 구분하는 것은 교과서적이에요. 회화로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한국화를 어떻게 시작했는지를 묻자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철규 예원예술대 교수가 한국화를 추천해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고, 자연스럽게 재료들이 손에 익었다. 10년 이상을 해오니 이젠 묵이 편하다.

“언제가 교수님께 왜 한국화를 추천해줬냐고 물었더니 기억을 잘 못하시더라고요(웃음). 교수님의 추천도 있었지만 저 스스로도 어떻게 해서 여기까지 온 건지 잘 모르겠어요. 그냥 자연스러웠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그가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들은 무엇일까. 그의 최근작들은 ‘관계’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사람들은 다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찾으려 하고, 그 속에서 자신을 포장하고 바짝 움츠리기도 한다. 때때로 억압된 감정들이 분출되기도 한다.

작가는 사람들의 관계 속 다양한 이야기를 화폭에 담아냈다. 전작에서는 자동차, 새만금을 주제로 작업했었다.

“자동차가 사람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인생을 길에 비유하곤 하잖아요. 자동차는 그 길 위에서 다니고, 소모되는 것들이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새만금은 작가의 고향인 부안의 모습을 보며 자연스레 떠올린 작업들이다.
“경계에 대한 고민을 했어요. 우리는 경계가 불분명한 시대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작년 개인전의 주제가 ‘육지의 섬’이에요. 원래는 섬이었지만 육지로 변화되고, 산이 섬으로 변화되는 것들을 보며 한 번 그려봐야겠다고 생각했었어요.”

다음에는 ‘선거’를 주제로 한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내년 11월,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는 작가는 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볼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민주주의 집합체이기도 한 선거에서 사람들의 관계는 다채롭다.

“아버지가 선거에 출마한 적이 있어요. 그 때 선거를 가까이에서 지켜봤는데 그들이 이어가는 관계, 감정들이 흥미로웠어요.”

그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공사현장에서 일당을 받기도 하고, 문화단체, 도록을 만드는 일을 해왔다고 전하며 청년작가들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많은 청년작가들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다른 일을 하는데 요즘 전북에는 갤러리도 많이 생겨나고 레지던시도 만들어지고, 청년작가들을 많이 지원해주고 있어요. 고마운 일이죠. 앞으로도 청년작가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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