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문화재단 경영지원팀 차장 김창주  

2006년 출범한 전주문화재단(이하 재단)은 올해로 10주년이 되었다.

사업과 인력 현황을 통해 지난 시간을 되새겨 보았다.

재단의 창립사원으로 장기근속의 비결을 종종 묻는 사람들이 있어, 나름 답을 해 보았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인건비, 경비, 사업비를 합한 지출액은 150억 6천만 원이다.

이중에 인건비가 15.4%, 경비는 9.3%, 사업비는 75.3%를 차지하고 있다.

사업비는 인건비 보다 4.9배 많았다.

사업비는 위탁사업비와 자체사업비로 나눌 수 있는데, 위탁사업비가 자체사업비 보다 4.4배 많았다.

또한 자체사업비는 인건비의 0.9배였다.

자체사업비가 인건비 보다 작았다.

다시 말해서 인건비 100원을 받으면 90원의 자체사업과 400원의 위탁사업을 했다는 말이다.

비율로 따지면 위탁사업비가 81.6%, 자체사업비가 18.4%가량이다.

이것으로 보면 재단이 위탁사업에 치중했다고 할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재단은 10년간 213개 정도의 사업을 수행했다.

이중 자체사업이 117개, 위탁사업은 96개다.

자체사업이 54.9%를 차지하고 있다.

사업비의 액수 면에서는 위탁사업비가 월등히 많지만, 사업의 개수 면에서는 균형을 맞추고 있다.

즉, 인건비 보다 적은 자체사업비를 알뜰살뜰 쪼개서, 재단 고유의 사업을 개발한 것이다.

물론, 적은 사업비로 운영을 하다 보니, 실효성 없는 백화점식 사업 나열이란 비판도 받았다.

‘백화점식 나열’이란 용어로 바라보면, 이 부정적 시선에서 헤어 나올 수가 없다.

‘실험적 사업 개발’이란 관점으로 바라보면, 그 긍정성을 찾을 수 있다.

재단 자체사업을 씨앗으로 나무가 된 사업들이 있다.

전주시 토박이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구술조사 사업은 2006년 처음 시작되었다.

시작 당시에는 재단이 해야 될 일이냐는 비판도 있었지만, 이때 나온 사업결과물은 전주에 대해 알고자 하는 제 학자와 문화기획자가 반드시 읽어야 하는 저작물이 되었다.

서울문화재단이 대규모로 진행하고 있는 “메모리 人 서울”사업 보다 4년이 앞서 있다.

이야기의 가치를 알아보고 재단이 선도적으로 시작한 이 사업은 현재 전주시 33개동의 동심(洞心)을 찾는 마을조사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2007년 재단은 당시 고궁박물관에 모셔져 있던 태조어진을 환안하기 위한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캠페인을 이어간다.

2008년에는 태조어진 환안을 기념하여 봉안제를 기획・실행하였고, 2010년에는 “태조어진 전주봉안 600주년 기념대제”를 추진하였다.

이후 태조어진은 국보로 승격되었고, 어르신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청춘 취타대”로 이어지고 있다.

2012년에는 “우리는 동네에서 논다”사업을 통해 “한복DAY”를 처음 발굴하였고, 전주한옥마을에서 한복을 입고 노는 문화의 역사적 시작점을 만들었다.

재단 10년의 자체사업은 기성품과 명품을 파는 백화점이 아니라, 문화정책을 개발해 실행하는 실험실이었다.

싹이 나기도 전에 시들어 버린 것도 있지만, 나무가 된 것도 있다.

인건비 보다 적은 자체사업비의 역할이 바로 여기에 있다.

알뜰살뜰 쪼개어 씨앗을 만들어 나무로 키우는 일이다.

문화사업은 사업비가 클수록 쉬운 사업이다.

사업비가 있으니, 유능한 인재를 불러다 쓰면 된다.

반면에 사업비가 적을수록 어렵다.

왜냐하면 사업담당자가 직접 연구하고, 실행해야하기 때문이다.

또한 실패의 여파도 크고, 성공해도 성과 역시 처음에는 미미하다.

이 때문에 전국문화재단에 있는 인재들이 위탁사업에 안주하며, 능동성을 잃고 푸념하는 소리를 종종 들어왔다.

그것은 곧 잦은 이직으로 이어진다.

장기근속의 비결은 자체사업에 있다.

2006년 1월부터 2016년 7월 현재까지 재단은 총115명의 직원이 업무를 수행했고 7번의 조직개편이 있었다.

직원의 수는 4대 보험가입 여부로 산출한 것으로 임원과 단기 또는 용역 업무를 수행한 인력은 제외했다.

직원은 다시 일반직과 계약직으로 나누었다.

일반직은 무기 계약직으로 20명, 계약직은 기간제 근로자 등을 말하며, 95명이었다.

일반직은 평균 52.3월을, 계약직은 평균 12.1월을 근무하고 이직하였다.

이것은 사업의 성격과 전문성에 따라 조직이 탄력적으로 구성되고 해체된 것으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반직 17.4% 대비 계약직 82.6%은 1 : 4.7의 비율로 인력이 조직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 이와 같은 이유는 대규모 축제, 공연, 위탁 시설 운영 등의 한시적 사업을 운영하였기 때문이다.

재단 사업 성격에 맞는 적절한 조직 구성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반면에 해마다 비정규직을 양산한다는 부정적 평가 역시 있었다.

2016년 재단은 제 규정 정비를 통해, 창립 10년 만에 내부 승진 규정 등을 신설하여, 직원의 장기근속 여건을 만들고 복지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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