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도전··· 다양한 작품활동서 행복 찾다

청년작가의 만남, 두 번째의 만남은 유기준 작가다. 유 작가는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지난 2005년 인물화로 첫 개인전을 선보였던 그는 인물화만 고집하지 않았다. 풍경을 그리기도, 꽃을 그리기도, 사물을 그리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오래된 나무에 그림을 그려 넣었다.

작가는 한 가지 그림만을 보여주는 것보다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보고 싶다고 말한다. 그 이유에 대해 작가는 “아직 젊어서 그런가보다”며 웃었다.
/편집자주
 
 

유기준 작가는 지난 4일부터 17일까지 전북예술회관 특별전시관 둔벙에서 7번째 개인전 ‘묘금도부귀도’를 열었다.

작가는 전시기간 내내 자리를 지켰다. 자신의 작품을 관람하러 온 관람객들을 만나는 것은 새로운 인연을 만들기도 하고, 잊었던 옛 기억을 상기시켜 주기도 한다.

“전시장을 웬만하면 지키려고 해요. 사람을 만나고 싶거든요. 어느 날은 오후 늦게 어떤 분이 오셔서 ‘작가님 이름 보고 들어왔어요’ 그러더라고요. 전 도통 얼굴이 기억 안 났는데 알고 보니 제 작품을 구입까지 하셨던 분이더라고요. 기억하지 못해 어찌나 죄송했던지, 또 찾아주셔서 감사했죠.”

7번째 개인전에서 유 작가는 옛 나무에 모란을 그려넣은 작품들을 선보였다. 옛 나무에는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한 물품들이 많았다.

콩나물을 키울 때 쓰던 용품, 도마, 물건을 담아놓았던 다양한 크기의 쟁반 등. 낡아서 버려진 것들에 작가는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을 그려넣어 귀중한 것으로 재탄생시켰다.

“나무에 그림을 그려 넣는 도재(圖材) 작업은 3년 정도 됐어요. 처음에는 문화상품을 만들기 위해 시작했는데 지인이 오래된 나무를 가져다주면서 그림을 그려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어요. 그 작업을 하면서 매력을 느꼈죠.”

실용적으로 완벽히 만들어진 제품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옛 물건에 그림을 그리는 것은 느낌이 사뭇 달랐다. 오래된 나무 자체가 시간의 흐름이고, 멋스러움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나뭇결도 그대로 살리며 자연스럽게 조화되도록 그렸다.

“제가 한국화전공이여서 그런지 은은한 것이 좋더라고요.” 나무와 조화를 이룬 모란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10년 정도 됐다.

전시를 통해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가까운 지인에게 연하장을 보낼 때 모란을 그려 같이 동봉했다. 어느 날 모란 그림을 선물 받은 지인이 모란을 선물 받은 해부터 뜻하지 않게 일이 잘 풀리기 시작한 것 같다며 모란 그림을 주문했다.

“모란꽃 작업이 사람에게 기쁨과 행복을 줄 수 있구나 생각하니 무척 기분이 좋았어요. 그때부터 작업을 본격화 했어요.”

그의 그림 첫 시작은 인물이었다. 인물화는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장 편하고, 진솔하게 담아낼 수 있는 매개체였다.

“대학에서 다양한 것들을 배웠어요. 그 배움을 제 것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 참 즐거웠던 것 같아요. 당시 인물을 그렸을 때 개인적인 만족도가 컸어요. 그래서 첫 개인전도 인물이었죠.”

그렇게 인물을 그리고 있던 때 작가 스스로도 많이 성장해 나갔다. 여러 사람을 만나고, 해외에서 새로운 작품들을 보기도 하며 식견이 넓어졌다. 또 삶에 대한 경험의 축적은 새로운 욕구로 분출됐다.

“여러 경험을 하면서 여태껏 나는 내가 바라본 시선에만 국한돼 작업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다른 그림을 그려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인물 개인전 이후 중간에 풍경을 그리기도 했고, 꽃을 그리기도 했죠.”

이러한 작가의 행보에 일각에서는 정체성을 묻기도 한다.

“초반에는 한 가지만 고집하는 것이 맞는 건가 생각했지만 아닌 것 같아요. 제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니까 변화하는 것 같아요. 남의 시선 때문에 한 가지만 고집할 수는 없었어요. 내가 만족하고, 내가 행복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작가는 내후년에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때는 수묵화로 그린 인물이 될 것 같다고 했다. 현재 구상하고 있는 콘셉트는 ‘휴머니즘’. 갓난아이부터 고령의 모습까지를 그려낼 계획이다.

“관람객들은 제 그림을 처음부터 끝까지 돌아보며 옛 시절을 추억하기도, 지금의 모습을 만나기도, 미래를 그리기도 하겠죠.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프로필

1975년생 예원예술대학교 조형미술학과 한국화전공 졸업 동(同) 대학원 미술전공 졸업 개인전

2016 개인전(묘금도부귀도_전북예술회관_전주)

2015 개인전(묘금도부귀도_인사아트센터_서울)

2013 개인전(인간과 자연_W갤러리_군산)

2012 개인전(풍경은허구다_전북도청기획전시실_전주)

2008 개인전(현재진행형_전북예술회관_전주)

2006 개인전(현재진행형_갤러리하이_서울)

2005 개인전(현재진행형_서신갤러리_전주)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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