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부위통증증후군 희귀병 판정 후 과학 로맨스 소설 집필 고통 이겨내

배우 신동욱 장편소설 '씁니다, 우주일지'

지난 2011년 군복무중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이라는 희소병 판정을 받고 활동을 쉬고 있는 배우 신동욱이 작가로 돌아왔다.

<슬픔이여 안녕>, <소울메이트>, <쩐의 전쟁>, <별을 따다줘> 등의 작품에 얼굴을 알리고 있던 와중에 그의 희귀병 판정은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가 쉬고 있던 2013년에는 한 팬의 온라인 글이 회자되며 검색어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많은 이들이 여전히 배우 신동욱을 기다리고, 염려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 것이다.

당시 배우 신동욱은 팬카페를 통해 “아무렇지 않게 뻔뻔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약속했었다.

그의 약속은 거짓이 아니었다.

그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작가로 돌아왔다.

<씁니다, 우주일지>(다산북스)는 장편소설로 우주를 소재로 하고 있다.

소설은 우주를 사랑하는 괴팍한 천재 사업가 맥 매커천과 이론물리학자 김안나 박사가 만나 사랑을 하게 되고, 우주 엘리베이터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면서 시작한다.

맥 매커천, 41살이고 T그룹의 CEO다.

세상 사람들은 그를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인 사업가, 전기 자동차의 아버지, 태양광 발전의 아이언맨, 바람둥이, 우주인 그리고 화성이주를 꿈꾸는 개척자’ 등으로 부른다.

그런데 화성이주라는 그의 꿈에 결사반대하는 당돌한 이론물리학자 김안나 박사가 나타났다.

그녀는 화성이주는 비효율적이라 우주 엘리베이터를 건설하는 게 더 낫다고 주장한다.

화성이주에 모든 돈을 쏟고 있던 그는 그녀에게 설득 당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다.

맥 매커천은 우주 엘리베이터 건설에 필요한 소행성을 포획하러 우주로 떠나며 우주일지를 작성하기 시작하고, 김안나 박사는 맥 매커천을 처음 만났을 때의 과거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소설은 이 두 사람의 시점을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꾸려간다.

책은 과학적 접근이 독자에게 어려움으로 비춰질 것을 우려해 적절한 코믹 소재를 가미해 흥미를 이끈다.

신동욱은 우주를 좋아한다고 했다.

우주를 소재로 한 영화 <콘텍트>, <아폴로13>, <인터스텔라>를 무한 반복해서 보고, 천문학, 물리학, 항공 우주학, 우주 생리학,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인건까지. 그의 관심사는 전문적인 식견까지 넓혀줬다.

책을 쓰면서 수백 권의 과학저서를 읽고, 항공우주연구원의 자문도 얻었다고 한다.

분명 소설이지만 결코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닌 사실에 기반하고 있는 것이다.

채연석 전 항공우주연구원장은 “기발하고 유쾌한 발상으로 독자를 우주만큼 거대한 꿈의 세계로 안내한다. 우리나라는 2020년대에 달에 탐사선을 보내려고 준비하고 있다. 꿈은 멀리 있지 않다. 작가의 말처럼, 거대한 장벽은, 달리 생각하면 커다란 도약일 뿐이다”고 추천사를 남기기도 했다.

또한 작가는 주인공의 상황과 감정이입을 위해 스스로를 더욱 통제했다고 한다.

그는 “이야기를 쓰는 동안 굉장히 즐거웠다. 다만 맥 매커천이 우주에서 사고를 당해 표류하는 장면은 잘 쓸 수 있을까 걱정이 됐다. 나는 이미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다 생각했지만, 맥 매커천보다는 나은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를 실감나게 고립시키기 위해 나 자신을 더욱 고립하기로 결정했다. 만남은 물론이고 전화 통화, 문자메시지까지도 통제했다”고 전했다.

우주처럼 막막하고 깊은 심연 속에서도 밝고 유쾌함을 잃지 않고 써내려간 소설이 바로 <씁니다, 우주일지>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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