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7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 주변사람들의 비리로 인해 나라 전체가 떠들썩했을 당시 본 신문사 칼럼에 기고한 글을 같은 제목에 같은 내용으로 유사하게 기록하게 될 줄을 어떻게 알았겠는가.

당시의 내용 일부를 그대로 옮겨본다.

“우리나라 대통령 가운데 자신의 임기를 마치고 명예롭게 퇴진하여 국민의 뇌리 속에 존경받는 존재로 기억되고 있는 분이 없다는 것이 심히 유감스럽다.

모두가 자의든 타의든 불명예스럽게 임기를 마치거나 중도에 사임하거나 임기를 마치고 구속되어 영어(囹圄)의 수치를 겪었다.

그런데 지금 또 다시 현직 대통령과 그 주변의 도덕성 일탈이 매일처럼 매스미디어의 주요 뉴스를 장식하고 있어 국민을 큰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이미 알고 있는 일이지만 오늘의 충격에 다시 한 번 경종을 위하여 지난 시간의 대통령들의 결코 곱지 않았던 모습을 기록하기를 원한다.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대통령은 부정선거와 관련하여 4.19혁명이라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만들고 하야하여 망명생활을 하다가 고국의 땅을 밟지 못하고 사망하였다.

윤보선 대통령은 5·16군사정변으로 인하여 1962년 중도 사임하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박정희 대통령은 자신의 정권 연장을 위한 유신체제에 항거한 '부마사태'에 직면해 부마사태의 수습책을 둘러싼 측근들의 언쟁 도중 김재규에게 피격당해 사망했다.

최규하 대통령은 사실상 신 군부의 강압에 의해 중도 사임하였다.

전두환 대통령은 12.12사태의 주체세력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었으나 12·12사태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수천억 원에 이르는 비자금 사건으로 구속 수감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영어의 몸이 되었다.

노태우 대통령 역시 12·12사태와 5·18사건 및 비자금 사건 관련 징역 17년형을 선고받아 구속 수감되어 영어의 몸이 되었다.

김영삼 대통령은 차남 김현철이 비리로 구속 수감되는 사건과 집권 말기에 발생한 외환위기 상황에서 IMF관리체제를 수용함으로써 엄청난 국민적 비판 속에서 임기를 마감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임기 말 두 아들이 비리로 인하여 구속되는 등 측근의 비리로 도덕성에 타격을 받아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가운데 임기를 마쳤다.

”(2009.4.13. 전북중앙신문)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였다.

그리고 최근 검찰이 '포스코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징역 7년에 벌금 26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정권 실세가 민영 기업인 포스코를 사유화한 것”이라며 이같이 구형했다.

전직 모든 대통령들이 명예로운 퇴진으로 국민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는 인물로 기억될 수 있는 분이 없다는 것은 정치인들이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작금의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은 이전 대통령들의 그릇된 모습을 총 집결시켜 놓은 것 같은, 옷으로 친다면 너덜너덜하고 덕지덕지한 상태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다른 대부분의 국민들의 심정이 그렇듯이 필자 자신도 내가 이러려고 대한민국에 태어났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

대한민국을 우방이라 하는 미국의 임기 말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최근 미국 국민들의 지지도를 보면 너무나 대조적이어서 가슴이 답답할 뿐이다.

“행복한 '임기말 대통령', 내년 1월 퇴임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난 7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CNN방송과 여론조사기관 ORC가 지난 17∼20일 성인 1천3명을 상대로 실시해 23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57%로 집계됐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이듬해인 2009년 9월에 지지율 58%를 찍은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도 59%로, 2009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연합뉴스)

현재 여야를 막론하고 대권주자라고 하는 자들에 대한 지지율이 변하지 않는 것은 국민들이 모든 정치인들을 동일 선상에 두고 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너라고 뭐가 다르겠냐.”는 것이다.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고 자신이 오직 국가의 발전을 위해 일하는 자로서 국민들의 가슴에 영원히 존경받을 수 있는 존재로 남아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오직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염원으로 가득 채워져 있는, 말 그대로 “대권주자”들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현 정권과 국가의 통치자인 대통령을 향한 분노는 얼마만큼은 현 정치권의 모든 정치인들을 향한 분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모든 정치인들은 현 상황을 통해 반사이익을 취하려하지 말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성경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잠 29:2)“의인이 많아지면 백성이 즐거워하고 악인이 권세를 잡으면 백성이 탄식하느니라.”

/전주남부교회 강태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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