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함 담은 작품서 행복 전파해요"

김보영 작가의 작품에는 따뜻함이 묻어난다. 색감 하나하나부터 시작해 작가가 그려낸 소재까지 모든 것이 어울러져 보는 이들은 작가의 작품에서 따뜻함을 선물 받는다. 그 따뜻함은 행복감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만약 작가에게 “작품에서 행복감이 느껴져요”라고 소감을 말한다면 작가는 큰 만족감을 느낄 것이다.그것이 바로 작가가 작품에서 의도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편집자주


김보영 작가의 작업실은 전북예술회관 맞은편에 위치해 있다. 그 덕분에 이곳은 작가들에게 종종 쉼터가 되곤 한다. 인터뷰 당일에도 작가는 점심때가 다가오자 예술회관에서 전시를 하는 작가들을 불렀다. 집에서 싸온 김장김치와 수육을 거하게 대접했다. 베풀기 좋아하고, 낙천적인 작가의 성격은 작품에도 묻어나온다.

“친구가 ‘그림은 거울이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맞는 말 같아요. 제가 행복감을 느끼며 그림을 그리면 그 감정이 작품에서 나오거든요. 전 작업을 할 때면 항상 긍정적인 기분으로 임해요. 만약 기분이 좋지 않으면 그림을 그리지 않아요. 제 그림을 보는 사람들에게 나쁜 기운을 선사하고 싶지 않거든요.”

작가는 그림에 있어서 좋은 기운을 전달하려고 하지만 그에 더 깊이 들어가 작품을 해석하는 것은 경계한다. 관람객의 해석을 경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어떤 의도로 그림을 그렸는지 굳이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이다.

“저는 전시장에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관람객들이 질문을 해오면 아르바이트생이라고 하기도 해요. 관람객들과 접촉을 피한다기보다는 그들이 그들 나름대로 작품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궁금해서요. 또 그러한 모습을 보는 것이 재밌고, 흥미로워요. 제가 개입해버리면 그들의 상상력을 깨버리게 되잖아요.”

작가의 작품을 봐왔던 이들이라면 작가의 작품에서 종종 등장하는 ‘물고기’, ‘달팽이’가 어떤 존재인지 궁금증이 일 것이다.

작품의 의도를 말하기 꺼려하는 작가지만 물고기와 달팽이에 대해 부연의 설명을 해줬다. 물고기와 달팽이는 오래전부터 막연히 좋아했던 동물들이라는 것. 물고기는 그 뜻이 좋아서, 달팽이는 느림과 여유로운 모습들이 좋았다고 했다.

“물고기의 뜻을 찾아봤어요. 그런데 동서양 어느 곳에서나 좋은 뜻으로 여겨지더라고요. 다산, 풍요, 출세 등의 뜻이 있어요. 이렇게 좋은 뜻을 갖고 있는 소재를 그리면 보는 이들이 내 그림을 통해 행복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그리게 됐어요.”

색감에도 의미가 있다. 작가는 색의 사용에 있어서 자신의 것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중에서 우리나라 색을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청(靑), 적(赤), 황(黃), 백(白), 흑(黑) 우리나라 오방색을 기초로 쓰고 있다.

“그림을 전공하지 않는 일반 관람객들이 제 작품에서 단청 느낌이 난다고 해주더라고요. 무척 기분이 좋았어요. 색의 틀을 잡고 공간에도 시선이 가더라고요. 공간에도 끊이지 않는 결, 먼지가 있다고 생각해 공간에도 칠을 하기 시작했어요.”

작가는 작품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한 덧붙일 뿐 깊이 있는 해석에 대해서는 여전히 말을 아꼈다.

“그림에 여자아이가 왜 있는지, 물고기에 다리를 왜 그렸는지를 질문 받곤 해요. 그냥 내 그림을 그리면서 각각 상상 했으면 좋겠어요. 교과서적인 답이 있는 맞고 틀리는 것이 아니잖아요. 제 그림 속에서 자신 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거기에 대해 자신의 꿈을 찾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거죠.”

작가는 그림을 그리지만, 그것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아트상품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작품을 이용한 가방, 일러스트 수첩, 패브릭 상품, 향초, 냉장고 자석, 달력 등 열심히 소재를 찾고, 공부한다.

“독학으로 일러스트도 배우고, 바느질도 배웠어요. 동료들 중에 부러울 정도로 소질이 뛰어남에도 생계 때문에 전업 작가의 길을 포기하고 다른 길을 걷는 것을 봐요. 이러한 아트상품이 도움이 될까 해서 이것저것 만들어보고 있어요. 다양한 것을 경험해보는 것은 좋잖아요. 작가들끼리 모여 아트상품 판매장을 운영하고 잘 되면 장학, 해외전시 등의 방법으로 작가들을 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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