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적 영역과 시장을 개척한 전 세계 100개 모노폴리언 기업 보고서

이동철 <당신은 유일한 존재입니까?>  

경쟁의 사회다.

어느 한 가지를 가지면 그것을 모방한 것들이 우후죽순 생겨난다.

서로 같은 것으로 경쟁하다 도태되고, 소멸되기 일쑤다.

이러한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는 사회인들의 모든 고민이기도 하다.

이동철의 <당신은 유일한 존재입니까?>(프롬북스)는 독점을 이야기한다.

경기도 시흥의 삼미시장에 가면 ‘오빠네 과일가게’가 있다.

전통시장에 위치해 있지만 이곳은 10개의 체인점을 거느리고 연매출 50억 원을 달성한 기업이다.

산지 농가들로부터 직접 과일을 수매하고 소비자에게 연결하는 유통 구조로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과일을 제공하고 있다.

본질은 이것이 아니다.

오빠네 과일가게에는 시장에서 장을 본 뒤에 이곳에 들러 과일을 사면, 그날 장을 본 물건까지 통째로 가정까지 배달해준다.

장을 본 물건이 많은 소비자들은 마지막에 오빠네 과일가게에 들를 수밖에 없다.

미국의 의류 브랜드 레인브라이언트(Lane Bryant)는 미국 여성의 42%가 대형 사이즈를 입는다는 통계를 바탕으로 ‘대형 여성 의류 시장’을 개척했다.

그동안 다른 의류회사들이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대형 의류를 기피할 때 레인브라이언트만이 이 시장을 개척했고, 독주했다.

저자는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스위스, 호주, 일본, 홍콩 등을 누비며 기업들이 가진 저마다의 영역과 특징을 세분화해 10개의 독점 영역을 찾아냈다.

라이선스, 공간, 품질, 변방, 역방향, 이미지, 가격, 상황, 새로움, 원조다.

성공한 기업들은 이 10가지 독점 카테고리 중 하나 또는 둘에 집중해 기업 역량의 소모를 줄이고 힘을 집중하는 전략을 취했다.

몽블랑은 한때 만년필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필기구가 발전하면서 만년필의 수요가 감소하자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나서야 하는 운명에 처했다.

몽블랑은 제품 라인을 확대하면서 이미지의 연결성을 활용했다.

만년필에서 사무용품으로, 만년필을 포켓에 꽂고 다닌다는 착용성과 연결해 지갑, 서류 가방 등으로, ‘품격’이라는 이미지에서 커프스링크와 시계로, 그리고 ‘명품’이라는 이미지가 더해지자 향수로 이어지는 단계적 확대 과정을 거쳤다.

몽블랑은 만년필에서 럭셔리제품 시장으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품질→이미지→품질’이라는 영역을 단계적으로 확보해나가는 전략을 취했다.

고성장기의 산업 환경에서는 호황과 불황이 반복된다.

호황일 때 수익을 끌어올렸다가 불황일 때 버티면, 다시 호황일 때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하지만 저성장기에는 불황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외부 환경에 묻어갈 방법이 없다.

오로지 기업 자체의 실력으로 헤쳐 나가야 하는데, 이때 중요한 것이 자신의 영역을 정확히 설정하고 집중하는 모노폴리언 전략이다.

몽블랑은 모노폴리온 전략을 제대로 구사한 기업인 것이다.

이는 비단 중견 기업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 출발점에 선 스타트업 기업과 가진 것을 몽땅 투입해 사업을 시작하는 소상공인들이 분명히 가슴에 새겨야 할 메시지이기도 하다.

저자는 삼성경제연구소 지식경영센터 전략기획팀장, SERI CEO 전략사업그룹장, 삼성경제연구소 하이엔드마케팅연구회장을 역임했다.

이때의 연구를 바탕으로 <한 덩이 고기도 루이비통처럼 팔아라>를 펴내기도 했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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