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 '왕의 밀사' 조선탐정 박명준 등장 거듭된 반전-애도 풍정재현 상상 더해

허수정 작가가 장편소설 <요시와라 유녀와 비밀의 히데요시>(신아출판사)를 출간했다.

허 작가는 주로 역사소설을 쓴다.

전작 <왕의 밀사>에서 일본에서 바라본 조선이라는 시각으로 작품을 전개, 유연한 역사인식을 보여주기도 했다.

현재 월간 소년문학 편집장도 역임하는 등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주요작품으로는 <바늘귀에 갇힌 낙타>, <소설 김대중>, <해월>, <8월의 크리스마스>, <일지매>, <부용화<, <노량>, <백안소녀 살인사건>, <비사문천 살인사건>, <이방원 정도전 최후의 전댕> 등의 저서가 있다.

신간 <요시와라 유녀와 비밀의 히데요시>는 전작 <왕의 밀사>와 연결고리가 있다.

<왕의 밀사>에서 처음 선을 보인 조선탐정 박명준 캐릭터가 다시 등장해 전작을 알고 있는 독자들이라면 반가워할만 하다.

저자는 박명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데 이 두권 외에 번외편 <백안소녀 살인사건>까지 더하면 박명준 시리즈는 3권이나 된다.

책은 오사카에서 발생한 야쿠자 간 집단 참살사건의 배후로 떠오른 금서의 결말을 추적하는 미스터리를 담고 있다.

1965년 2월 인신매매 사찰인 시라쓰카지에서 집단 참살이 발생한다.

뜻밖에도 여기에 쇼군의 하타모토인 야마나카 사효에노스케의 시신도 발견돼 막부는 급히 사건을 종결시킨다.

하지만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하이쿠의 명인 마쓰오 바쇼가 부산 왜관의 무역상인 박명준을 찾아 사건을 의뢰한다.

박명준이 사건을 사건의 내막을 쫓고, 임진전쟁 종결의 비밀을 담은 의문의 금서 히데요시 모노가타리의 작가를 찾아 유곽 요시와라로 들어간다.

박명준의 추적으로 항왜 린의 노가쿠 춤사위와 가혹한 사랑이 금서의 결말로 수면위로 떠오른다.

저자는 인신매매 사찰 시라쓰카지 비밀을 복선과 반전의 반전으로 펼쳐놓는다.

당대 에도의 풍정을 재현해 놓은 것은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작가는 ‘임진년의 변란을 당하자 적 속으로 들어가 나라를 배반하였으니 형벌을 내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니, 윤허한다고 답하였다’라는 조선왕조실록 한 구절을 통해 영감 받았다고 전했다.

이 내용은 1605년 선조 38년 6월 17일에 기록돼 있다.

작가는 1605년이면 임진전쟁이 끝난 지 만 7년째 되는 해인데 도대체 어떤 곡절이기에 종전 7년 후가 되어서야 처벌이 내려졌을까하는 의구심을 품었다.

그 의구심은 작가의 상상력을 자극했고, 그 상상의 나래는 무한정 펼쳐졌다.

작가는 “통제되지 않는 상상이라면 작품의 플롯을 꾸리는데 오히려 애를 먹게 된다.

그럴 경우 원점으로 돌아가 상상의 나래들을 하나하나 점검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오사카로 훌쩍 떠났다”고 회고했다.

저자는 독자들이 이국적 풍정을 기본으로 한 미스터리물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당대의 이국적 풍광 속에서 박명준이 조닌들과 미스터리를 풀기위해 에도를 종횡무진 누비는 모습은 참으로 새롭다.

특히나 박명준이 활동하는 시기를 상상해본다면 소설 속 내용이 훨씬 더 실감나게 다가올 것이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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