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관련 부모님-아들 갈등 투박한 대사등 마음에 닿아

공연 REVIEW - 원로예술인 나루터 2016

나루터를 지키려는 부모님, 나루터는 시대와 맞지 않다며 다리를 건설해야 한다는 아들과의 갈등을 담은 <나루터 2016>.

2016 원로예술인 공연지원사업이자 제24회 전북소극장연극제 축하공연으로 올려진 <나루터 2016>은 본래 박동화 선생의 작품이다.

1970년대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는 작품이지만 현재 우리 현실에 대입시켜도 이질감이 없다. 여전히 우리시대는 새로운 문물을 급속도로 받아들이고 있고, 그 과정에서 옛 것은 가차 없이 밀려나가고 있다.

이러한 극의 내용과 원로예술인 공연지원사업은 맞닿아있다. 연출가가 이러한 연유로 이 작품을 선택했는지도 모르겠다. 현역에서 밀려나 있는 그들이지만 그들이 갖고 있는 연륜은 여전하다. 또 그들 중에는 원작을 연기했던 이들도 있다.

많은 대사가 주어진 것도 아니지만 원로배우들이 내뱉는 투박한 대사들이 저절로 관객들을 미소 짓게 만든다. 그 중에서도 옹기장사 배역은 적은 대사이지만 극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옹기 역시 플라스틱, 스테인리스에 밀리지 않았는가. 옹기장사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쉽사리 옹기장사 일을 접지 못한다.

나루터를 지키는 부모도 마찬가지다. 집안의 가업이고, 나룻배로 손님을 태우며 자식들 공부까지 시켰다. 그런 나루터를 하루아침에 접는 다는 것은 쉽게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미련이 남고, 정말 이곳을 떠나야 한 것인가 하는 수백 번의 갈등이 오갔을 것이다.

특히 가업을 책임지는 아버지의 모습이 이러한 상황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마음 속 고뇌를 극에서는 직접적으로 전하지는 않는다. 일상적인 대사, 극의 상황에 따라 그 마음이 절로 알아진다.

또 가부장적인 태도, 할 말은 하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우리네의 아버지 모습이 자연스럽게 오버랩 된다. 장남을 위해 희생하는 다른 형제의 모습도 지금 부모님 세대에서 흔히 겪었었던 일이다.

일상적이고도, 쉽게 공감되는 이야기를 담은 <나루터 2016>은 옛 것이 아닌 현재의 모습이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극이 서둘러 마무리되는 느낌이었다. 갈등구조에서 그 갈등을 해소하는 모습을 좀 더 보여줬으면 했다. 그랬다면 연극의 여운이 더 길었을 텐데 말이다.
/윤가빈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