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 15개월부터 함께한 여행이 12개국에 이르기까지 성공적인 여행을 이끄는 비법

여행이라는 것은 사람의 감정을 뒤흔드는 일이지만 그 여행을 실행에 옮기는 것은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특히나 해외여행이라면 더욱 그렇다.

어느 나라를 갈 것인지, 여행 기간, 여행비, 여행사를 통해 패키지여행으로 떠날 것인지, 배낭여행을 갈 것인지, 여행사에서 항공권 서비스만 받을 것인지, 요새는 패키지여행과 배낭이 결합된 것도 있다.

그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우리는 용기를 내야만 한다.

특히 더 중요한 것은 여행의 동반자다.

나 혼자인지 아니면 누구와 동행하느냐에 따라 국가도, 여행기간도, 여행비도, 여행의 일정, 어떤 여행을 계획할 것인지 등 여행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만약 그 동행자가 생후 15개월의 아이라면 어떨까. 엄청난 준비가 필요할 듯이 보이지만 <참 쉽다 아이와 해외여행>(황금부엉이)의 저자 김장희는 제목처럼 ‘참 쉽다’라고 말한다.

저자는 아이를 키우며 마음 한 편의 헛헛함을 이기지 못했다고 회고한다.

그 탈출구로 찾은 것이 바로 여행. 아이가 백일이 되기 전부터 거제도, 통영, 여수, 변산, 제주도 등 국내 곳곳을 다니다가 생후 15개월이 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해외로 떠났다.

소아 요금이 적용되는 항공권을 구입해야 하는 조급함에 두 돌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 떠난 것이 후회스러울 정도였단다.

생후 15개월부터 시작된 여행은 50개월을 넘긴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그간 여행한 나라만 12개국에 이른다.

흔히들 아이와 해외여행을 간다고 하면 “기억도 하지 못할 텐데 왜 비싼 돈 들여 가느냐”는 질문을 던진다.

저자도 일정부분 동의한다.

하지만 아이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물어보면 아이는 공원에서 강아지가 용변을 본 것과 관광객들이 자기에게 캐러멜을 준 것을 얘기하곤 했다고 한다.

부모입장에서는 두브로브니크의 성벽 투어나 플리트비체에서의 트래킹을 기대하겠지만 말이다.

아이를 데리고 여행한다면 이러한 부모의 기대는 버려야 한다.

욕심을 버려야 한다.

비싼 돈 들여 멀리까지 왔으니 유명 관광지를 다 돌아봐야 한다거나 특별한 체험을 하길 바라는 건 엄마 아빠의 욕심이다.

저자는 여행지에서 더울 때는 하루 종일 물놀이만 하고, 비가 오면 쇼핑몰이나 키즈클럽에서 시간을 보내고,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등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누렸다.

수시로 변하는 아이의 컨디션을 이해하고 아이를 배려하려 노력했다면 그것만으로도 여행은 성공적이라 말한다.

저자가 아이와 함께 여행하면서 얻은 것은 여행을 통해 아이가 좋아하고 재미있어 하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됐고, 세상을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여행이 계속되면서 아이는 어느덧 여행지에서 의견을 나눌 줄 아는 어엿한 여행 파트너로 성장해 계속해서 또 다른 여행을 꿈꾸게 만든다.

이 책은 일반 여행 가이드북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아이 음식으로 무엇을 가져가야 할지, 유명하다는 곳이지만 아이가 좋아할지 어떨지, 비가 오면 현지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등 이 책에는 아이와의 여행법 노하우가 가득하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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