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사도세자-유득공등 역사적 인물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은 인문학 소설

서철원 '혼, 백'

정치가 혼란스러운 이 때, 많은 사람들은 옛 것을 끄집어낸다.

박근혜 대통령과 비교해 노무현 대통령을 많이도 이야기 한다.

더 나아가서 군사정권과 다를 바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더욱 뒤로가 조선시대 왕들의 정치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역사는 우리에게 교훈을 주기 때문이다.

서철원의 <혼,백>(인사이트)은 그 역사를 토대로 우리에게 희망을 던진다.

저자 서철원은 2015년 출간한 장편소설 <왕의 초상>으로 주목받았다.

제8회 불꽃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전주이야기자원 공연화 지원사업 <태조어진(太祖御眞)> 대본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책은 영조와 사도세자, 정조와 정약용, 규장각 검서관 박제가, 이덕무, 이서구, 유득공에 이르는 대장정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은 소설이다.

또 주목할 것은 인문소설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역사와 상상력을 가로막는 장벽 앞에 시름해도 결국 딛고 일어설 것은 인문이라고 이야기 한다.

서문에는 “역사를 뛰어넘는 소설의 힘은 역사적 팩트보다 인문학적 보편성에 많은 의미를 실었다. 사실의 사실됨을 넘어설 때, 과도한 역사 해석의 범주와 그 광활한 바다를 표류하는 문학의 오류를 글쓴이는 염려한다”고 남겼다.

이어 “이 소설의 궁극은 옳고 그름의 역사해석이 아닌, 조선의 정치 소용돌이와 역사적 팩트, 그리고 역사의 인문학적 융화에 있다”고 했다.

소설이 말하는 궁극이 인문학적 융화라면, 독자에게 더 궁극적으로 다가갈 것은 치유다.

희망은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 더욱 절실해지고, 간절해진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역사 속 삶과 죽음의 기록에서, 전쟁 앞에 뚜렷이 죽어가거나 힘겹게 살아남들 자들이 세운 장벽을 허무는 까닭에서 그 희망을 발견하지 않을까 가늠해본다.

역사는 가로막힌 지점을 풀어헤치고, 뚫어야 할 곳을 뚫어감으로써 역사는 팩트와 리얼리티 사이에서 그 위치와 진실을 확보해 나간다.

저자는 이야기한다.

“인문의 가치는 개인의 역사와 지역의 전통과 나라의 기강이 하나로 이어질 때 바로 선다. 인문은 전통과 유전을 성찰하는 문장으로 일어설 수밖에 없는 것. 그 모두 인문의 저편에서 바라볼 때, 세상은 비로소 체통을 중시하는 가신들과 모두를 속이는 자들로부터 망극한 징후가 조금은 사그라들 것이다. 멍든 세상 한곳에서 깨끗한 기상을 꿈꾸는 젊은 학들에게 이 글을 올린다”고 말이다.

문신 시인은 이 책에 대해 한국 역사소설에서 인문 서사 영역을 개척한 소설이라고 했다.

그는 “이 소설의 사유는 오직 문장, 문체의 사유다. 문장, 문체는 그 자체로 궁극의 지점은 아니다. 그것들은 언제나 그 너머의 어떤 곳을 지향한다. 우리는 그곳을 진리, 진실의 세계라고 부른다.

우리의 삶이, 역사가, 철학이, 그리고 문학이 ‘끝에서 두 번째 세계’에 존재한다면, 그리하여 여전히 ‘대기실의 사유’를 통해 저 너머 ‘끝의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면, 진리, 진실의 세계에 도달하고자 하는 서사의 발화는 사유의 영역을 지금보다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혼,백>은 서철원 작가가 개척한 인문 서사의 새로운 영역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는 평을 남겼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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