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열린 '장기미집행시설' 이익 아닌 공공의 눈으로···
빗장열린 '장기미집행시설' 이익 아닌 공공의 눈으로···
  • 이신우
  • 승인 2017.01.05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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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계획 10년 이내 사업 미이행 시설 전주시 총 4,311개 중 474개소 미집행 정부 시군구 단계별 집행계획 의무화 소유자 매수청구권-자동실효제 청구
▲ 전국 자치단체가 2020년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 시행을 앞두고 도시개발을 위해 행정에서 묶어놓은 사유지 개발 제한이 해제됨에 따라 막대한 예산이 필요해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전주시내 개발제한이 풀릴 예정인 다가공원과 중산공원./김현표기자

전주시를 비롯한 전국 자치단체가 2020년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 시행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도로, 공원, 광장, 녹지 등 도시개발을 위해 행정에서 묶어놓은 사유지 개발 제한이 잇따라 해제되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사전에 계획한 도시계획시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이들 시설에 대해 보상해주거나 토지를 매입해야 한다.

문제는 열악한 재정 형편 때문에 예정된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게 되면서 사업예정지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해 말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해제 신청제’ 도입에 관한 국토계획이용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는 장기간 도시계획시설로 묶인 채 방치된 땅을 토지주가 풀어달라고 요구할 경우 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설 해제를 위해서는 지자체의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지자체들은 정부차원의 지원을 건의하고 있다.

전주시도 지난해 전북시장군수협의회를 통해 장기미집행 시설 해소를 위한 정부 지원을 건의했다.

장기미집행 시설 해소를 위한 추진배경과 최근 동향, 재원마련 등의 문제점을 점검한다.
/편집자주


▲장기미집행 시설 현황·추진배경  

장기미집행 시설이란 도시계획시설 결정 고시일로부터 10년 이내에 도시계획시설 사업이 시행되지 않은 시설을 말한다.

5일 전주시에 따르면 도시계획시설 가운데 결정시설은 도로, 주차장, 공원, 광장, 녹지, 학교, 운동장, 하천, 유수지 등을 포함, 총 4,311개 45.4㎢이다.

이 가운데 3,837개소 21.3㎢는 집행완료, 474개소 11.6㎢가 미집행시설이다.

또 10년 이상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은 총 345개소로 11.2㎢에 이른다.

10년 이상 장기미집행시설의 총 사업비는 약 1조 6천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30일 전주시는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결정 및 지형도면을 고시하고 도로 99개소를 변경(일부 해제) 또는 폐지했다.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은 장기간에 걸쳐 도시계획시설 부지에 포함돼 소유자의 재산권을 제약하고 있는데도 행정에서 토지를 수용하지 않아 불만을 사왔다.

이와 관련 지난 1999년 헌법재판소는 ‘국토계획법’에 따라 도로나 공원 등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된 뒤 10년이 지날 때까지 집행이 되지 않고 있는 시설이 과도하게 사유재산권을 침해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고 정부는 도시계획법을 새롭게 개정했다.

정부는 전국 시·군·구의 단계별 집행계획을 의무화하고 매수청구권과 자동실효제(일몰제)를 도입 했다.

전주시는 또한 지난해부터 10년 이상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에 따른 시민들의 사유재산권 침해와 불편 해소를 위해 연중 ‘매수청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매수 청구대상은 도시계획시설에 대한 도시관리계획 결정의 고시일로 부터 10년 이내에 도시계획시설사업이 시행되지 않은 경우다.

또한 도시계획시설 부지로서 지목이 ‘대지’인 토지의 소유자가 청구할 수 있으며 매수대상은 해당 토지와 정착물이다.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부지 요건에 해당돼 매수 청구하는 경우에는 매수 결정 후 통지한 날부터 2년 이내에 매수해야 한다.


▲일몰제 시행과 최근 동향  

일몰제는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된 뒤 20년이 경과될 때까지 집행되지 않을 경우 20년이 경과된 다음 날 도시계획결정이 효력을 상실하는 것을 말한다.

최초 일몰제 적용일은 2020년 6월 30일이다.

도시계획의 공익적 관점과 소유자의 재산권을 고려해 조화와 균형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

하지만 일몰 시한까지 준비된 시간과 재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현실이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자치단체들은 그 동안 장기적인 도시개발을 위해 묶어뒀던 도시계획시설에 대해 처리 방안을 놓고 비상이 걸렸다.

이는 정부가 지난 12월 27일 국무회의를 열고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해제 신청제’ 도입에 관한 국토계획이용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기 때문이다.

개정안에는 장기간 도시계획시설로 묶인 채 방치된 땅을 토지주가 풀어달라고 요구할 경우 이를 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제 신청제 절차도’ 표 참조)국토부는 지난 2000년 1월 국토계획법을 개정하고 법 시행전 도시계획시설은 2000년 7월 1일을 기산해 20년이 되는 2020년 7월 1일부터 집행되지 않은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에 대해 자동 해제하는 ‘일몰제’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공원, 녹지, 학교지역으로 지정되고 10년이 경과될 때까지 시행되지 않을 경우 지목이 대지인 소유자는 매수청구가 가능하고 20년이 지나면 도시계획 결정의 효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 때문에 지자체들은 ‘일몰제’와 ‘해제신청제’ 시행에 따른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을 단계적으로 해제하거나 민간공원 개발을 추진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전주시는 정부에서 마련한 해제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집행 우선순위 기준을 설정해 단계별 집행계획과 재원 확보 방안을 제시했다.

장기미집행시설 가운데 우선순위에 따라 238개 시설을 단계별로 집행하기로 했다.

또한 우선순위에서 배제된 241개 시설은 도시관리계획의 변경을 통해서 폐지, 변경 또는 관리방안 마련 등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정부 재정지원과 지방채 발행 확대  

전주시 등 전국 226개 시·군·구는 도시계획시설 가운데 장기미집행 시설에 대한 일몰제 적용을 앞두고 있다.

특히 재원이 확보되지 않아 장기미집행 시설이 자동 실효될 경우 사회적 혼란은 가중되고 교통, 소방도로 확보, 공원 조성 등이 어렵게 돼 원활한 도시기능 유지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도시계획시설 결정이 해제될 경우 토지 소유자들의 무분별한 개발과 토지 수용에 따른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사실상 도시계획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시는 장기미집행 시설에 대한 집행계획을 세웠지만 막대한 재정 부담이 따른다.

굵직굵직한 재정사업을 감안하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형편이다.

전주시의 단계별 집행계획을 들여다 보면 1단계로 2017년부터 2018년까지 87개소에 65만7047m²에 대해 810억원 2-1단계로(2019-2010) 66개소 328만7644m²에 831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할 예정이다.

재정적인 부담은 전주시뿐만 아니라 전국 시·군·구의 공동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전주시 등 전국 시·군·구에서는 어떻게든 국가에서 재정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 시·군·구는 갈수록 늘어나는 복지비 부담 등 재정여건 상황의 악화로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을 해결하기가 난감한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북시장군수협의회에서는 정부차원의 지원을 건의하고 나섰다.

협의회에서 건의한 핵심사항은 크게 3가지다.

우선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의 유예기간을 연장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또한 국비지원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건의하고 있다.

여기에다 장기미집행 시설 매입에 따른 지방채 발행 확대방안을 요청했다.

핵심 내용은 국토부에서 장기 미집행 시설의 매입 등 특정 목적의 지방채 발행이 가능할 수 있도록 행자부에 협조해 줄 것과 매입 지원자금(기금)을 신설해 줄 것 등이다.


▲민간공원 개발 우려 목소리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에 대한 합리적 관리가 시급하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자치단체가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을 계획에 따라 추진하는데 부담이 큰데다 토지소유자들이 한꺼번에 매수를 신청해 올 경우 대책이 전무하다며 도시계획시설 재조정 등 대책마련을 주문하고 있다.

게다가 민간공원 개발을 위한 민간 특례제를 도입할 경우 공원시설이 들어서는 장점은 있지만 합법적인 환경훼손이 이어진다며 우려하고 있다.

민간공원 개발은 지난 2009년 도입된 민간공원 조성 특례사업으로 민간사업자가 근린공원 부지를 매입해 70% 이상을 공원으로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고 잔여부지 30% 이하는 주거나 상업지역 등으로 개발하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환경훼손 우려 때문에 어떤 형식으로 도시공원을 조성할 것인지 지자체가 분석한 뒤 도입 여부를 논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인구가 줄어드는데다 신도시 개발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도시계획시설의 전반에 대한 전향적인 사고를 주문하고 있다.

시민단체들도 민간공원 개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민간공원 개발에 대해 도심에서 녹지가 사라지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건설되면 대기질이 악화되고 생태환경도 파괴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민간공원 개발에 대해 도시공원 조성은 국가나 지자체의 역할인데도 이를 민간개발업자에 넘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공원 개발이 아닌 공공의 문제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신우기자 l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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