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의 단순화··· 내면의 세계를 담다

양광식 작가는 우여곡절이 참 많다. 79년생으로 한참 작품 활동에 몰두할 시기이지만 아직까지 개인전을 열지 못했다.
전시에 대한 열망이 가득한 것은 당연지사다. 올해는 반드시 개인전을 열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내는 작가를 만났다.
/편집자주  


원광대학교 미술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다. 비록 그 결과물들을 보여줄 수 있는 개인전을 열지 못했지만 말이다.

“개인전을 열어야겠다는 생각은 7~8년 전부터 있었어요.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열지 못했죠.”

개인전을 열지 못한 데에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 학교 재학시절부터 꾸준하게 작품을 만들어왔다.

중간 중간 한국미협, 전북조각협회 등의 단체전에 작품을 출품하면서 존재를 알려왔고, 이 작품들을 모아 개인전에서 보여주겠다는 다짐도 했었다.

작품들은 고향인 전남 보성의 한 창고에 보관해 뒀다. 그런데 어느 날, 아버지에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작품 보관 창고가 불에 탔다는 것이었다. 청천벽력이었다.

누전으로 화재가 발생했고, 창고는 전소됐다. 온전하게 건질 수 있는 작품은 없었다. 작품 스케치와 작품을 촬영한 사진도 함께 보관돼 있었지만 모든 것이 재로 변했다.

“겨우 한 작품을 건졌어요. 심하게 훼손돼 많은 보수를 거쳐야 했죠. 그 때 참 상심이 컸어요.

한 순간에 작품을 잃은 작가는 이후 상업조각에 매달린다.

“전시가 물거품 된 후 미래가 막막했어요. 다시 작품을 만들기 위해 돈을 벌어야 했죠. 그래서 상업조각을 시작했어요. 생계를 위한 일이었어요.”

상업조각을 하면서 개인 작업을 병행하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기일에 맞춰 작품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매일 매일 시간에 쫓겼다. 그 와중에도 틈틈이 작품을 만들어 냈다.

최근 단체전에 작품을 출품하면서 좋은 평을 얻고 있다. 개인전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작품들이 의도치 않게 판매되는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불우이웃 돕기로 진행한 전시에 신작을 출품했는데 팔렸더라고요. 좋은 일에 쓴다는데 판매를 안 할 수도 없고, 정말로 팔릴 줄 몰랐거든요. 기분이 좋으면서도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작업의 주된 소재는 인체다. 인체가 아름다움의 기본이며, 이보다 아름다운 것이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불우이웃 돕기 전시 출품작도 얼굴을 소재로 한 부조 작품이었다.

“아름답다고 이야기하는 것들을 많이 봐왔지만 인체만큼 아름다운 것이 없더라고요. 인체는 생각보다 작업하기가 쉽지 않아요.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죠.”

인체를 작품화하기 위해서는 인체를 잘 알아야 한다. 해부학적인 부분까지 세세하게 신경 써야 한다. 인체작품은 흙을 기본으로 한다. 인체의 부드러움을 흙이 표현해주기 때문이다. 또 형태감을 잘 나타내기 위해 흙이 필요하다. 흙으로 모델링을 끝내면 오브제에 따라 철을 접목하기도, 돌, 혹은 LED를 사용하기도 한다.

“얼굴, 팔, 다리 등 인체의 부분 부분을 찾아서 내면적인 모습을 표출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인체를 단순화 하면서 의미부여를 하는 작업들이 재밌더라고요.” 인체의 단순화, 내면을 표현하고자 하는 작품들은 <그리움> 시리즈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 인체를 통해 사회상을 반영하기도 한다. <망상> 시리즈의 작품은 한 사내가 의자에 올라서서 액자 속 바다에 낚시를 하고 있는 모습을 띄고 있다. 이 시리즈에서는 의자가 달리 표현된다. 목욕탕 의자이기도, 포장마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등을 기댈 수 없는 의자로 표현되기도 한다.

“의자로 신분의 계급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망상> 시리즈는 개인전에서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올해 첫 개인전을 계획하고 있는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하고 있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프로필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환경조각졸업

원광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단체전

환경미술협회전(모던갤러리) 군사소호아트페어 야외조각전시

(사)익산미협전(익산예술의전당) 스테이풀리쉬 참여작가(완주군)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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