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스님 '당신은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 사찰음식 명장이 전하는 제철음식 조리법

먹을 것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는 요즘 많은 이들의 관심은 내가 무엇을 먹는지 보다 미각에만 주목돼 있는 듯하다.

먹는 즐거움은 큰 기쁨이지만 미각에만 집중한다면 정작 내 몸에 무엇이 득이 되고, 해가 되는 것인지를 놓칠 수 있다.

선재스님의 <당신은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불광출판사)는 음식을 말하기 전에 몸에 대해 생각해 보자고 말한다.

보통 음식은 맛을 좇아가게 마련이다.

그런데 우리가 ‘맛있다’고 생각하는 그 맛은 정말 맛있다고 할 수 있는지 물음표를 한 번 던져보자. 자극적인 것에 익숙해져 진짜로 맛있는 것을 놓치고 있는지 모른다.

이 책은 자연의 음식, 제철 음식을 지향하는 사찰음식을 통해 우리의 입맛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진정한 맛을 알고, 혀의 맛만 좇지 않겠다는 생각이 서 있다면 건강한 음식을 선택해 적절한 양의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선재스님은 “음식을 통해 음식을 버리자”고 역설한다.

어떤 음식을 선택하고 어떻게 조리해서 먹어야 하는지, 그 과정을 통해 정말 먹어야 할 음식들을 스스로 선택해서 먹을 수 있도록 이끈다.

사찰음식을 배우기 전 사람들은 세상에는 엄청 먹을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사찰음식을 조금 배우고 나면 세상에 먹을 게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

이후 사찰음식을 깊이 이해하고 나면 다시 세상에 온통 먹을 게 천지라고 말한다.

사찰음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다른 생명에 해를 주지 않고 자연에서 거둔 제철 음식’에 있다.

특히 제철 음식은 때에 맞는 음식이다.

때를 알고, 때에 맞게 먹고, 때를 따른다는 것은 자연의 운율에 맞춰 살아간다는 뜻이다.

우리가 익히 들어온 “때에 맞춰 먹으라’는 뜻은 ‘지금 이 순간을 살라’는 부처님의 가르침과 맞닿아 있기도 하다.

때마다 먹는 음식의 에너지가 우리 몸에 차곡차곡 쌓이듯, 우리의 삶도 비슷하다.

순간순간이 모여 일생을 이룬다.

매 순간 ‘나는 지금 이렇게 살고 있구나’, 자각해야 진정한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음식을 통해 삶까지도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사찰음식이다.

책의 마지막 장에는 스님이 뽑은 ‘한국인이 사계절 꼭 먹어야 하는 사찰음식’이 소개돼 있다.

각 재료에 대한 풍부한 이야기와 더불어, 맛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쉽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조리법이다.

우리가 늘 먹어온 음식이지만, 의미를 알고 직접 요리해 먹으면 몸과 마음의 건강이 배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저자 선재스님은 사찰음식 명장이다.

1994년 중앙승가대학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며 발표한 ‘사찰음식문화연구’는 사찰음식에 대한 최초의 논문으로, 불교계는 물론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 뒤 큰 병을 앓고 사찰음식으로 치유한 뒤, 사람들이 자신과 같은 아픔을 겪지 않도록 위법망구(爲法忘軀, 바른 길을 전하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음) 정신으로 사찰음식을 전하고, 불교 경전을 바탕으로 사찰음식의 철학과 정신을 체계적으로 다듬었다.

사찰음식을 알리고 만들어온 지 40여 년. 이러한 공로을 인정받아 지난 2016년 대한불교조계종단으로부터 최초로 ‘사찰음식 명장’을 수여받았다.

저서로 <선재 스님의 이야기로 버무린 사찰음식>, <선재 스님의 사찰음식>이 있다.

/윤가빈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