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과학적인 게 여론조사라고 하지만, 최근 국내외 주요 사안에 대한 여론조사 예측이 완전히 빗나가면서 여론조사 수치에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 적지 않다.

더욱이 여론 즉 민심이라는 게 수시로 변하는 것이어서 일희일비할 필요도 없다.

단, 여론조사 추세는 항상 신경을 써야 한다.

정당이나 정치인들이 여론조사 결과에 매달리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관심 사안에 대한 예측이 어느 정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론조사의 순기능을 무시할 수는 없다.

따라서 여론조사 결과를 맹목적으로 믿는 것보다는 일정 선까지만 참고하는 게, 어쩌면 정답이라 할 수 있겠다.

요즘 정치인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뭐냐고 누군가 기자에게 묻는다면 ‘진정성’이나 ‘일관성’이라고 답해주고 싶다.

여론조사 수치에 휘둘리지 말고 정치인이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세웠던 그 목표를 향해 매진하길 바래서다.

좌고우면하지 않았으면 해서다.

지난 해 국내외 최대 이슈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자.먼저 우리나라의 경우. 2016년 4월13일에 치러졌던 20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주요 여론조사 결과는 대부분 새누리당의 압승을 예측했다.

그러나 결과는 전혀 딴 판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제1당으로 올라섰고 국민의당이 선전했으며 새누리당은 참패했다.

새누리당도 놀랐지만 아마 제1당이 된 민주당 인사들도 속으로는 엄청나게 놀랐을 것이다.

지난 해 11월의 미국 대선도 여론조사 결과가 빗나갔다.

미국의 유력 조사들에선 힐러리의 승리가 예상됐지만 결과는 트럼프의 승리였다.

힐러리 당선을 당연시 예상했던 우리나라가 대선 직후부터 트럼프 라인 구축에 목을 매게 된 배경이다.

지난 해 유럽의 최대 관심사였던 영국의 EU 탈퇴, 즉 브렉시트에 대한 주요 여론조사 결과도 잔류 쪽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로는 탈퇴로 결정됐다.

오는 4월 치러지는 프랑스 대선에선 현재 가장 유력하다고 꼽히는 후보가, 지난 해만 해도 여론조사 상으로는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

오죽하면 프랑스의 한 신문은 대선 여론조사를 실시하지 않겠다고 했을까.2017년은 대선이 있는 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 그리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또는 기각 결정에 따라 조기 대선이 치러지거나 당초 예정대로 12월에 대선이 진행된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아지면서 현재 유력 대선 주자군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도 관심사로 등장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되겠지만 주요 여론조사에선 문재인, 반기문 양 강 구도 속에 이재명, 박원순, 안희정, 김부겸, 유승민, 남경필, 원희룡 등 잠룡들이 도전하는 모양새로 나타난다.

여론 지지율을 본다면 이들 중에서 상위권 2~3명 정도가 10% 이상의 지지율을 갖고 있을 뿐 다른 인사들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도 처음 대선 도전을 선언했을 때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

그러나 결국에는 힐러리 대세론을 꺾고 최후의 승자가 됐다.

전북 정치인들은 이미 대선을 치러본 경험이 있다.

지금 여론조사를 실시한다면 전북 인사는 하위권에 머물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을 누가 예상했겠는가? 동서화합을 통한 정권교체와 호남정치 복원, 전북정치 부활을 대선 기치로 내건다면 그는 한국의 트럼프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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