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한국 대중음악상 2개부문 수상 김해원 듀오-솔로 모던포크 개성 넘쳐

‘버스킹으로 인해 포크는 한때 가요계의 정점에 올랐지만, 곧 그 권좌를 내주고 아이돌 음악의 물결에 떠밀려가는, 그러니까 지구가 공전하듯 권좌를 쉽게 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포크는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더 많은 예술가들의 참여로 오히려 권좌를 굳건히 지켜냈다.

이번에 소개할 김사월은 모던 포크씬에서도 그야말로 ‘핫’한 존재라 칭할 만 하다.

2015년 한국 대중음악상 2개 부문(신인상, 최우수 포크 음반상)으로 존재감을 알린 그녀는, 신인의 충만한 자신감 대신 여전히 무대에 처음 오른 것처럼 노래하고 있다.

대구에서 엄격한 가정 속에 자란 김사월은 2012년 홍대 클럽 근처서 독자적으로 공연을 하다 프로듀서겸 인디가수인 김해원과 듀오로 활동했고, 그녀의 가능성은 작은 나무가 순식간에 고목이 되듯 순식간에 자라났다.

인디씬에서 둘의 음악은 ‘관능적이고 비극적인 흑백영화 같다.

’라고 평하기도 하고, ‘서울 버전의 세르주 갱스부르와 제인 버킨’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이들의 조합은 어둑하고, 진하며, 닮은 듯 하지만 처음 보는 묘한 색깔을 마주하는 것과 비슷하다.

특이점이 함께 겹치며 새로운 음악을 자아내고 빚어낸다.

그렇다고 김사월이 김해원 없이 노래를 못 부르는 것은 아니다.

요컨대, 김사월의 색깔은(음색을 포함해서) 독창적이다.

이전에 살폈던 ‘볼빨간 사춘기’가 발랄한 청춘의 소녀라면, 김사월의 노래는 학교가 끝난 후 배회하는 소녀의 느낌과 비슷하다.

기울어지고 쓸쓸해지는 나날 속에서 위태로운 감성으로 손을 뻗는 모습들의 콜라주. 첫 앨범 ‘수잔’은 가상의 주인공 ‘수잔’이 겪어가는 얘기이다.

김사월은 몇몇 인터뷰에서 “‘수잔’은 내가 아니다. 일종의 ‘페르소나’다. 무엇이라고 규정하기 어렵고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그런 사람, 혹은 캐릭터이므로, 자기를 드러내는 것이 더 어렵고, 드러낼수록 별로 좋지 않은 상황에 빠지게 되는 사람이다. 그렇게 되는 이유는 수잔 자신의 본연에 많은 것이 없는 사람이라서 그런 것 같다.” 라고 말했다.

그에 걸맞게 가사들에서 ‘텅 빈, 쓸쓸한, 외로운’같은 수식어가 유독 도드라진다.

9번째 트랙 ‘존’은 또다른 화자인 ‘존’에게 수잔을 향한 소설 또는 단편영화 같은 노래다.

감정이 없는 존과 그를 향해 묻고 따지며 감정을 토로하는 ‘수잔’은 그가 마음을 가지길 바랬지만 ‘존’은 상처를 준적도, 사랑을 준적도 없었다.

평면적인 만남을 반복하는 그를 향해 마지막 가사는 ‘고마워’와 ‘잘 지내길’로 끝난다.

이 짧은 이야기에 김사월은 공간감을 충분히 불어넣고, 그녀의 포크 음악은 짧은 문자메시지처럼 듣는 이를 일깨우고 손을 움직이게 한다.

제작사 : Mirrorball Music

레이블 : Mirrorball Music

출시일 : 2015.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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