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들의 사랑방과 독립자금의 은신처 '송하정' 현재 멋진 풍경이 있는 전통가옥 찻집으로 이용 500평 녹차밭-소정 등 3채의 건물 문화공간으로

잿빛 도시생활을 벗어나 임실로 이사 온 지도 어느덧 1년이 넘었습니다.

회색 건물보다 초록들과 산이 더 많은 이곳 풍경에 많이 익숙해졌는데요. 임실에 와서 가장 좋았던 점은 계절마다 멋진 풍경을 선사하는 옥정호가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옥정호를 따라 펼쳐진 구불구불한 길을 가다 보면 아름다운 경치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전통가옥 찻집을 자주 갈 수 있다는 것도 큰 행복이라 느낍니다.


#문화공간 하루는 어떤 곳?

커피 한 잔의 여유라는 말을 많이 듣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커피가 아닌 오로지 차만 마실 수 있는 곳입니다.

초의의 '동다송' 한 구절처럼 차를 마신 후 신선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랄까요? 문화공간 하루는 신관 밀다헌과 송하정과 행랑채와 문간채를 합쳐서 만든 별채인 소정까지 총 3채의 건물과 500평의 녹차밭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919년 여름, 검쇄관의 벼슬을 하던 송계 성영덕은 나라가 어수선해지자 고향인 고창 해리면 상송이라는 곳으로 낙향해 자신의 호를 딴 송계정이라는 정자를 짓고 은거해 인근 선비들의 사랑방으로 이용했습니다.

또 은밀히 독립자금을 조달하는 장소로도 이곳을 사용하였다고도 합니다.

2003년 현재 옥정호 부근으로 장소를 옮겨 차 문화 공간으로 이용된 지는 10년이 되었습니다.


#문화공간 하루 이용법

음료 주문은 신관 밀다헌에서 한 후 빈자리 혹은 한옥의 빈 방에 가서 자리하면 됩니다.

공간 이용료는 1인 7,000원으로 공간 이용료를 내면 1인 1음료를 마실 수 있습니다.

수제 덖음 차인 녹차, 찻잎 반발효차 황차, 감잎차, 인도식 밀크티 마살라 차이 티(11월~3월만 가능) 중 하나를 택할 수 있고, 먹거리는 갓 찐 시루떡(7,000원)과 수제 쿠키(3,000원)가 있습니다.

밀다헌에서 공간 이용료를 지불하고 나면 또 다른 고민이 생깁니다.

바로 어떤 곳에서 차를 마실지가 상당히 고민이 된다는 것이죠. 깔끔하고 세련된 카페 같은 분위기의 밀다헌과 전통 가옥의 단아한 아름다움을 머금은 송하정과 소정 중에서 끌리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 됩니다.

차가 나오는데 약 5~1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고 갓 찐 시루떡을 주문했다면 약 15분을 기다려야 합니다.

저는 차를 좋아해서 가리지 않고 마시는 편입니다.

발효차를 좋아한다면 황차를, 찻잎의 향과 맛을 그대로 느끼고 싶다면 녹차를 추천합니다.

카페인이 싫다면 감잎차가 적당하고, 11월과 3월 사이에는 특별하게 홍차에 우유, 설탕, 향신료를 넣어 끓여낸 인도식 밀크티 마살라 차이를 마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차가운 차, 아이스 홍차와 녹차 스무디는 여름에만 마실 수 있으니 미리 알려드릴게요. 차는 뜨거운 물을 담은 커다란 보온병, 다식과 함께 제공되고, 뜨거운 물이 모자라면 더 요청하면 됩니다.

분위기 때문일까요, 멋진 풍경 때문일까요? 차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이 문화공간 하루에서는 차와 친해질 수 있습니다.

겨울바람에 차가워진 몸과 마음을 녹이는 데는 향긋하고 따뜻한 차만큼 좋은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좌) 막 쪄서 나온 시루떡 / (우) 녹차밭 차를 마시고 있다 보니 찜기에서 막 쪄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시루떡이 나왔습니다.

호박의 달콤함과 녹차 빛깔을 머금은 시루떡입니다.

달지 않고 담백하고 쫀득하기까지, 씹는 맛도 있는 시루떡입니다.

오후의 출출함은 이 시루떡이 달래주었습니다.


#문화공간 하루에서 바라보는 풍경

한때 선비들의 사랑방으로, 독립운동자금을 조달하는 은밀한 장소로 쓰였던 송하정이 이제는 현대인들이 차를 즐기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찻집보다 카페가 더 많아져서 찻집 찾는 게 너무나도 어려운 요즘인데, 이렇게 전통가옥에서 차 한잔 즐기는 것은 어떨까요?   간단하게 차 한잔하러 왔는데 초록빛의 녹차 밭과 산, 호수가 이루어내는 멋진 풍경을 보는 것은 덤입니다.

봄이면 정원에는 황매화가 피어나고 가을에는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든 화려한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눈이 내리면 새하얀 설국을 만날 수 있겠죠?  

/자료제공=전북도 블로그기자단 ‘전북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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