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유전적 적합도와 밈적 적합도로 인간본성의 보편-독특성 포괄적 이론 제안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다윈의 정원'

장대익의 <다윈의 정원>(바다출판사)은 인간 본성의 탐구다.

인간의 진화를 인간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진화론은 생물학을 넘어 학문의 전 범위로 확장되고 있다.

각 학문의 성격과 방법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또 다른 학문 분야를 낳는다.

서양철학의 토대가 됐던 본질주의. 이를 갈아엎은 것이 진화생물학이다.

또 인간의 마음과 행동에 대한 새로운 설명을 제시하는 진화심리학, 인간의 독특한 사회성을 조망하는 영장류학과 사회심리학 등도 진화론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저자 장대익 교수는 유전적 측면의 적합도와 밈적 측면의 적합도를 모두 고려해 인간 본성의 보편성과 독특성을 포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제안한다.

여기서 밈(meme)이란 유전자처럼 개체의 기억에 저장되거나 다른 개체의 기억으로 복제될 수 있는 비유전적 문화요소 또는 문화의 전달단위를 뜻한다.

영국의 생물학자 도킨스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 The Selfish Gene>에서 소개된 용어다.

진화 인간학은 인간 본성에 대한 과학적 탐구로, 진화생물학, 진화심리학, 영장류학, 뇌과학 등의 관점에서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이해하려는 시도다.

책에서 제시된 ‘일반 복제자 이론’은 진화 인간학의 요체로 진화학을 동물을 넘어 인간과 인공물에게까지 확장시킨 이론이다.

저자는 기존의 복제자 이론의 한계를 지적하고 밈적 적합도를 고려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함으로써 일반 복제자 이론의 필요성을 제창하고, 더 나아가 영장류학과 신경과학의 연구 결과들을 들어 본 이론의 타당성을 검증한다.

또한 이 이론이 기존 인문학과 연결되는 지점을 밝힌 후, 두 학문이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을지 살핀다.

이로써 인간 본성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에 다가가기 위해 더 개선되어야 할 점을 논의한다.

진화 인간학을 통해 독자들은 생물 종으로서의 인간뿐만 아니라 지구를 지배한 문명을 형성한 존재자로서의 인간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하게 된다.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인 저자 장대익은 진화학자이자 과학철학자다.

서울대 행동생태연구실에서 인간 본성을 화두로 하는 ‘인간 팀’을 이끌었고, 영국 런던정경대학교에서 생물철학과 진화심리학을 공부했다.

일본 교토대학 영장류 연구소에서는 침팬지의 인지와 행동을 연구했고, 미국 터프츠 대학교 인지연구소의 인지철학자 대니얼 데닛 교수의 날개 밑에서 마음과 문화의 진화를 공부했다.

저자의 경력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 저자는 인문학과 과학을 접목시켰다.

인문학이 조망한 인간 본성에 대한 질문에 과학은 실증적 데이터로 대답한다.

과학이 인간 본성에 대해 새롭게 발견한 사실들이 인문학에서 실로 중요한 통찰을 던지기도 하다.

이는 저자가 시도한 것이기도 하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는 인간이란 왜 그토록 독특한 존재가 되었나에 대한 대답이다.

다윈 이후의 생물학자부터 현대의 심리학자들은 인간을 동물의 연장선상에서, 그리고 동물과의 차별선상에서 탐구해왔다.

인간은 후세에게 유전자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진화시킨 정교한 모방 능력을 통해 지식과 기술을 비유전적으로 후세에 전달함으로써 인간 고유의 사회성과 문화를 발달시키고 문명의 폭발을 이끌 수 있었다.

/윤가빈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