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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째 이어온 '자부심' 전통한지의 맥을 잇다
8살때부터 60년간 한지 외길 주원료 닥나무 직접 재배 삶기-표백-건조 99번 손거쳐 무형문화재 4번만에 선정 한지 알리기 사명감 생겨
2017년 01월 30일 (월) 15:12:50 | 최종승인 : 2017.01.30 17:45 윤가빈 badanabi@paran.com
   
 
   
 

신규지정 무형문화재를 만나다 #3 김일수 지장

전통을 지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계화로 손쉽게 할 수 있지만 김일수 지장은 현대화를 거부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전통에 대한 자부심 하나였다.

할아버지, 아버지, 그리고 자신에게 내려온 전통기법을 온전하게 받아들였다.

또 이를 아들에게 물려줄 생각이다.

한지 제조전통을 고집하는 그에게 무형문화재 지정은 일종의 한풀이였다.
/편집자주  

 

설 연휴를 앞둔 지난 26일, 임실군 덕치면 장암리에서 김일수 지장을 만날 수 있었다.

지장을 만나기까지는 고됐다.

전날 쌓인 눈은 제설작업이 덜돼 차가 미끄러지기 일쑤였다.

폭설로 한 번 인터뷰가 미뤄졌기에 이번에는 인터뷰를 취소할 수가 없었다.

힘들게 찾은 김 지장의 한지 작업실. 찾기 힘들었다는 푸념을 입 밖으로 내뱉을 수 없었다.

김 지장은 차디찬 물에 맨손으로 한지 뜨기를 하고 있었다.

한 장의 한지 뜨기를 마치면, 미지근하게 덥힌 물에 손을 담가 잠시 손을 녹였다.

그리곤 다시 한지 뜨기에 몰입했다.

“이렇게 따뜻한 물에 손을 녹이면 괜찮아요. 매번 하는 일인데 새삼스럽지도 않습니다.”

이날 하는 작업은 홍익대학교에서 주문받은 피지 만들기였다.

피지는 닥나무 껍질 찌꺼기로 뜬다.

한지보다 질이 낮고 저렴하다.

학생들이 피지에 글을 쓴다고 주문을 해왔다.

“서울에서 여기까지 내려와 직접 주문을 했어요. 피지와 한지까지 주문해서 바쁘게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김 지장의 종이가 서울까지 입소문 난 것은 역시 전통기법으로 품질 좋은 종이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한지는 8살 때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 번도 종이를 놓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아버지에게 물려주고, 이윽고 자신에게 온 이 업을 마다하지 않았다.

전통을 지키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장의 어린 시절에는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한지 제조를 했다.

그때만 해도 집집마다 문에 창호지를 바르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점차 생활상은 변해갔고 한지를 찾는 이는 줄어들었다.

자연스레 마을 사람들은 한지제조업에 손을 뗐고, 혼자 남았다.

전통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 유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드니 더욱 종이를 놓을 수 없었다.

고집스레 전통을 지키니 어느 순간 질 좋은 한지를 찾는 이들이 부쩍 생겼다.

판로가 생긴 것이다.

김 지장은 한지의 주원료인 닥나무를 직접 재배한다.

닥나무를 삶고, 벗기고, 잿물을 내고, 다시 삶고, 표백하고, 이를 다져 한지를 뜨고 건조한다.

전통한지를 만들어내기까지 99번의 손이 간다.

한지 제작의 처음과 끝의 기술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그래서 무형문화재도 신청했다.

그러나 3번의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계속 떨어지면서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누구보다 뛰어나다는 자부심을 갖고 살아왔는데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거죠. 4번째에 선정됐는데 기분 좋았죠. 일종의 한이라고 할까요. 응어리가 있었는데 그것이 풀어진 느낌이었어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서 아들도 한지 제조업을 배우기로 했다.

3대째 내려온 전통을 물려줄 수 있게 됐다.

“한지 전통이 나를 끝으로 끊어지는 것은 아닌가 걱정도 됐는데 문화재로 지정되면서 아들이 배운다고 나서줬고, 아들에게 가르쳐줄 수 있어 무척 기쁩니다.”

무형문화재 지정과 함께 한지를 널리 알려야겠다는 사명감도 생겼다.

한지를 배우고 싶다는 강의 요청이 있다면 어디든 달려간다.

최근에는 서울에도 다녀왔다.

요즘에는 천연염색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그에 대한 강의도 한다.

또한 고향 임실을 알리는 데에도 일조하고 싶다.

“임실은 치즈가 유명하잖아요. 제가 치즈 행사에 나가 한지체험을 할 수도 있겠죠. 전통한지를 알리고, 더불어 지역도 발전시키는데 보탬이 되고 싶어요.”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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