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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먹거리 절반이상 수입품이 점령
수입쇠고기 한우 매출 역전 수산물-과일-맥주 등 '약진'
2017년 02월 05일 (일) 14:51:01 | 최종승인 : 2017.02.05 15:58 미디어 webmaster@jjn.co.kr
   
▲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곡물류, 소고기, 수산물의 절반 이상이 수입품으로 곡물의 자급률은 48.4% 소고기 자급률은 37.7%, 수산물 49% 등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5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축산물 코너. /연합뉴스

"한국인 체질에는 우리 땅에서 난 농산물이 잘 맞는다"    

1990년대 초 쌀 시장 개방 당시에는 이런 취지로 애국심에 호소하는 '신토불이(身土不二•몸과 땅은 하나)' 운동이 펼쳐졌고 국민의 호응도 컸다.

그 이후 25년여 만에 시대가 완전히 달라졌다.

소고기 등 축산물, 수산물, 맥주 등 가공식품 등 가릴 것 없이 외국산 먹을거리가 우리 식탁을 가득 채우고 있다.


◇ 이마트 작년 수입쇠고기, 한우 역전…세네갈 갈치•노르웨이 고등어 '인기'    

이마트 축산 코너에서 한우와 수입 쇠고기 매출 비중은 2013년 각각 58.6%, 41.4%였으나 작년에는 45.2%, 54.8%로 역전됐다.

지난해 한우 매출은 12% 감소한 반면, 미국산과 호주산 등 수입 쇠고기는 매출이 16.2% 늘었다.

돼지고기의 경우 아직 국산 비중이 90% 이상이지만 외국산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주로 독일과 스페인 돼지고기가 수입되는데, 매출 비중이 2014년 1.8%에서 지난해 4.6%로 뛰었다.

작년 매출 증가율(전년 대비)도 수입산(14.2%)이 국산(5.6%) 돼지고기의 거의 3배에 이른다.

수산물에서는 외국산의 '약진'이 더 뚜렷하다.

지난해 이마트 주꾸미 매출의 91%는 베트남•태국 등 외국산이 차지했다.

문어의 경우 나라 이름도 생소한 '모리타니'산의 매출 비중이 88%에 이르렀다.

모리타니는 서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서쪽에 있는 나라로, 모리타니 문어는 국산과 비슷하지만 싼 가격에 인기를 끌고 있다.

노르웨이•영국산 고등어와 세네갈•인도네시아산 갈치도 갈수록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과일과 가공식품 시장에서도 수입 비중은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롯데마트에서 국산 포도의 매출 비중은 2014년 44.7%에서 지난해 28.3%로 뚝 떨어졌다.

칠레 등 외국산 포도 비중이 70%가 넘는다는 뜻이다.

같은 마트에서 2014년 13.1% 수준이던 수입 과자 비중도 작년에는 19.6%까지 높아졌다.

수입 소스류 역시 같은 기간 비중이 14.4%에서 19.3%로 뛰었다.

이마트에서는 지난해 수입 맥주와 견과류의 점유율이 각각 42.4%, 92.5%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채소류의 경우 아직 국산이 버티고 있다지만, 당근 같은 경우 2000년 93%에 이르던 자급률이 지난해 45%까지 추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산 등 당근 수입량이 1만1톤(t)에서 11만t으로 10배 이상 급증했기 때문이다.
 

◇ 외국산 싼 데다 거부감도 줄어…해외에서 맛본 경험↑    

이처럼 수입 식품이 국내 식탁을 '점령'한 가장 큰 원인은 가격 차이다.

국산 제품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고, 가격이 오르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공급이 원활한 외국산이 그 자리를 메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 사례가 쇠고기인데, 한우 가격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저렴한 수입 쇠고기 매출이 급증했다.

수산물 역시 어획량 감소 등으로 가격이 많이 오른 품목을 중심으로 외국산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갈치, 고등어, 대구 등 국내에서 흔히 먹던 '국민 생선'의 국산 공급이 부족해지자 다양한 해외 산지를 개발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봄철 대표 수산물인 주꾸미는 서해안에서 어획량이 크게 줄어 가격이 높아졌기 때문에 수입해서 판매하고 있다"며 "문어도 어획량 감소로 모리타니산을 주요 상품으로 판매 중"이라고 설명했다.

수입 과일의 경우 계절과 관계없이 사시사철 먹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국산 포도는 여름~가을, 감귤은 겨울이 제철인데 해외 과일을 들여오면 국산의 비수기를 채울 수 있다"며 "소비자 수요도 이에 맞춰 늘어나면서 수입 과일 매출 비중이 커졌고"고 전했다.

아울러 유통업계는 해외 체류나 여행 경험이 많아지면서 외국산 과자나 맥주, 과일 등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 것도 수입 식품 매출이 늘어나는 한 요인으로 꼽았다.


◇ 소비자 40% "수입품보다 국산 훨씬 비싸면 수입품 살 것"…수입 계속 늘듯   

수입 식품 소비가 늘어나는 것과 반비례해 식품의 자급률(국내 소비량 대비 국내생산량)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쇠고기 자급률 추정값은 37.7%로, 2003년(36.3%) 이후 13년 만에 40% 아래로 내려왔다.

국내 시장에서 수입과일 비중은 지난 2000년 11.7%에서 지난해 22.5%로 뛰었고, 앞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전망 2017' 보고서에서 "중장기적으로 과일 수입량은 2017년 83만5천t에서 2026년 95만6천t 내외로 14%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산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갈수록 약해진다는 사실도 식품 수입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을 뒷받침한다.

2015년 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농업•농촌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산물 시장이 현재보다 더 개방되면 국산이든 수입품이든 품질 우수성을 고려해 구입할 것"이라는 응답 비율은 39.7%로 집계됐다.

"우리 농산물이 수입품보다 훨씬 비싸면 수입농산물을 살 것"이라는 대답도 39.3%에 이르렀다.

반대로 수입농산물에 비해 가격이 비싸더라도 우리 농산물을 구매하겠다는 소비자는 21% 정도였다.

"우리 농산물만 사겠다"는 응답 비율은 2009년 37%에서 2012년 34.1%, 2014년 29.5%로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도시민 38.6%는 "수입농산물에 대해 별다른 거부감이 없다"고 밝혔고, "수입농산물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하고 구매하지 않는다"는 반응은 25.2%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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