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섭승 금암새마을금고 이사장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지금도 그를 능력 있고 존경하는 대통령으로 꼽고 있다.

동서냉전이 극한상황일 때 힘의 균형을 미국쪽으로 이끌었고 미국을 세계의 초강국으로 끌어올려 전쟁의 위험을 잠재웠다.

1987년 그가 독일의 브란덴부르크 문앞에서 2만여 서독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은 유명하다.

당시 소련의 고르바초프 서기장을 향해 그는 “고르바초프 서기장, 이 문을 여시오”라고 일갈했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아 베를린장벽은 무너졌다.

베를린장벽의 붕괴는 독일통일뿐만 아니라 공산체제 붕괴의 신호탄이었다.

고르바초프가 소련의 개방을 주도한 것도 그 즈음이었다.

그는 퇴임후에도 미국의 영웅이었다.

83세에 그는 알츠하이머 환자라는 것을 알게 됐고, 즉각 그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렸다.

알츠하이머에 대한 고백은 미국인들이 다시 한 번 그를 우러러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나는 지금 내 인생의 황혼으로 가는 여행을 시작하고 있으나 미국의 앞날은 언제나 밝은 새벽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내용의 편지는 미국사회가 노인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동기가 됐다.

부인 낸시 여사는 곧바로 로널드 레이건 낸시연구소라는 치매재단을 만들어 노인성 질환에 대한 지원을 시작했고, 그로 인해 노인복지는 더욱 강화됐다.

현재 우리나라 인구분포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노령인구의 급격한 증가이다.

처음으로 60대 이상이 40대 주류세대를 넘어섰다.

그렇다보니 각종선거에서는 이들을 잡지않고서는 당선을 장담할수 없다.

대통령을 뽑는 것도 이들의 의사에 좌지우지되는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당연히 선거공약도 이들을 겨냥하고 있다.

더불어 민주당문재인 전 대표는 노령연금을 30만원으로 올리겠다는 공약을 내세웠고, 국민의당 자유한국당등도 앞다퉈 노령층의 일자리 창출등을 공약하고 있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시대적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모 중앙일간지가 보도한 일본의 농촌실상은 우리의 머잖은 미래를 보는 듯하다.

노인만 사는 도시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학교와 편의, 문화, 위락시설은 없어지고 병원도 인근의 도시로 나가야 하며 일주일에 한번씩 마트로 장을 보러가야 하지만 교통시설도 없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세 집 건너 한 집씩 빈집이고 학생도 없어 한 학년씩 건너뛰고 축구, 배구, 야구는 팀 구성이 안 돼 탁구, 테니스로 수업과 스포츠를 대신한다는 것이다.

일본정부는 이 같은 현상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다가오는 2040년경에는 일본의 1800개 기초지자체의 절반에 가까운 896곳이 소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농토는 있으나 경작할 노동력이 있는 경제인구가 없어 황폐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금도 노령층의 교통사고가 크게 늘어나 자동차 면허의 자진반납을 요구하고 있으나 대안이 없는 것도 일본의 고민이다.

그런 징후는 우리의 농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농사패턴은 자급자족형으로 바뀌었고 도시인의 귀농·귀촌도 생산성보다는 은퇴후의 유유자적형이다.

경제성이 없는 농토는 점차 유휴경작지로 남아 해마다 경작면적이 줄어들고 있다.

나홀로 세대가 대세여서 마을회관은 이들이 모여 단체로 숙식과 놀이를 함께하는 공간이 된지 오래이다.

총선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노령화에 대한 대책이 남북문제만큼이나 중요한 국가적 과제가 됐다.

탄핵이 인용되면 앞으로 2~3개월안에 5년간 국정을 이끌어나갈 대통령이 뽑힌다.

새로 선출되는 대통령의 중요한 과제가 고령화를 극복하는 길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일본의 현상과 대처방안이 타산지석이다.

노령이 아름다울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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