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우울-스트레스에 찌든 현대인 행복한 삶을 위한 기술 '실천철학'

빌헬름 슈미트 '철학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철학은 우리 일상에 깊게 뿌리잡고 있지만 그것을 체감하기란 어렵다.

또 우리의 삶을 철학적 시선으로 깊이 있게 바라본다면 일상이 더욱 풍부해지고, 사회구조와 인간관계 또한 통찰력 있게 바라볼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철학은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예전 대학에 많았던 철학과를 요즘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철학을 전공했다고 하면 ‘나와서 어떻게 먹고 살아?’라는 현실적인 질문들이 이어진다.

그렇게 먹고 사는 문제에 막혀 철학은 우리 삶에 꼭 필요한 학문임에도 등한시되고 있다.

빌헬름 슈미트의 <철학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책세상)는 인간을 위로하는 철학을 소개한다.

불안, 분노, 우울, 허무, 스트레스 등을 느끼며 삶의 가치에 대한 혼돈과 실존적 고통을 겪고 있는 현대인에게 고독과 외로움은 늘 경계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저자는 고독의 시간이 깊은 사색의 행복과 충만한 삶을 확보할 수 있는 통로, 즉 철학이라 불리는 독특한 공간으로의 소풍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철학으로의 소풍을 통해 삶이 철학이 되고 철학이 삶이 되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삶의 기술 철학과 철학의 대중화에 천착해온 저자의 통찰과 담백한 사색, 그리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철학적 조언들은 삶을 위한 성찰을 잃어버린 현대인들에게 인생의 지표를 제시한다.

우리는 같이 사는 시대가 아닌 생존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해타산을 따지며 경쟁하고 누군가를 밟고 올라서야 한다.

낙오되며 ‘루저’로 낙인을 찍기도 한다.

이런 팍팍한 삶을 초월하는 아름다움은 잊혀진지 오래다.

아름다운 삶을 동경할 여지조차 사라졌는지도 모른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을 비탄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철학으로부터 삶의 기술을 습득하고 단련해 아름답게 이끌어가기를 권유한다.

자신의 삶에 문제가 있음을 느끼거나 더 나은 삶을 살고자 고민할 때 사람들은 곧잘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지침을 찾곤 한다.

그러나 그런 답은 실패하기 십상이고 자신을 진정으로 변화시키지 못한다.

내 삶은 타인의 답을 빌릴 수 없는 나만의 삶이기 때문이다.

내가 직면한 삶의 문제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할지, 나의 삶을 어떻게 만들어나갈지를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과정에 대한 조언이 필요하다.

슈미트가 말하는 삶의 기술 철학의 의미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제 철학은 추상적, 개념적 인식의 영역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삶의 영역에서 삶의 의미 상실과 고통을 치유하는 실천철학 영역으로 확장돼야 한다.

사건과 경험의 연관을 파악하고 선택과 가능성을 탐색하고 그 무게를 가늠해 실천에 옮기는 방법을 고민하고, 또 이를 통해 자신을 더 강화시키면 궁극적으로는 내가 추구하는 삶에 다가갈 수 있다.

철학을 통해 삶의 기술을 습득하고, 그 효과를 본 사람은 충만한 삶을 이끌어간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한층 더 철저하다.

자신과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삶의 근거들을 이해하려고 애쓰기 때문이다.

그 노력으로 다른 사람들보다 한층 더 넓은 시야를 가질 것은 분명하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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