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원 전라북도 자치행정국장 

최근 전북 몫 찾기가 화제다.

전북도 신년 기자회견에서 새해를 여는 일성(一聲)으로 터져 나온 이후 도민들에게서 큰 공감을 얻으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또 대통령 탄핵 인용으로 조기대선이 확정되면서 유권자 사로잡기에 바빠진 정치권과 대선 후보들에게도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중이다.

전북을 찾은 대선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전북 몫 찾기에 대한 도민의 요구를 경청하고 정체됐던 현안 사업에 대한 강력한 추진과 차별개선을 약속하고 나섰다.

과연 그 약속이 얼마나 현실화 될지는 지켜보아야 할 일이지만 일단 전북 몫 찾기에 대한 대권주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조용했던 전북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개인적으로도 동료를 만나거나 모임에 참석하면 전북 몫 찾기가 화제에 오르는 경우가 잦아짐을 느낀다.

이번 기회에 반드시 전북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지역발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게 대다수 공론이다.

오랫동안 소외와 낙후를 겪어 온 전북과 열패감에 사로잡혀 있던 도민에게 전북 몫 찾기가 한 줄기 희망이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음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그러나 기대감의 이면에는 묵직한 걱정도 자리 잡고 있다.

전북 몫 찾기가 중앙정부로부터 일방적 혜택을 요구하는 지역이기주의로 비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전북 몫 찾기는 정부에서 지방에 배분하는, 이른바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몫을 키우자는 단편적인 사고에 그쳐서는 그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전북 몫 찾기는 소외된 지방의 역량을 제대로 키워 국가 전체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호혜’의 관점을 그 출발로 하는 일종의 ‘지역균형발전 운동’일 때 비로소 추동력을 얻는다.

이러한 관점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을 경우, 전북 몫 찾기는 대선 정국을 틈탄 일시적 열풍에 그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전북을 찾는 대선주자들의 단골 공약이었지만 정부가 6번 교체되는 동안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던 ‘새만금’의 다른 버전이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전북 몫 찾기가 제대로 힘을 발휘하려면 우리 안에서부터 전북 몫에 대한 바른 인식과 철저한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

전북 몫 찾기가 ‘아래에서부터 위로’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진정한 균형발전 운동이 되도록 우리들부터 뜻을 모아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특히 우리의 삶의 터전인 전라북도의 역사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도민들의 자긍심을 드높이는 일이 필요하다.

전라남·북도와 멀리 제주도까지 관활하던 전라도의 수부가 있던 전북의 위상을 재확인하고,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이자 의병투쟁의 중심지로서 역사를 이끌었다는 자긍심을 회복해 도민들의 자신감을 키워나가야 한다.

천년을 지켜 온 역사 지킴이로써 언제든지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미래를 응시하고 도전적으로 나서려는 자세를 확립할 때 전북 몫 찾기도 가능하다.

이미 이를 위한 노력들은 시작됐다.

전북도는 2018년 전라도 정도(定道) 1000년을 맞아 전북도는 전북의 정체성 확립에 나서고 있다.

이는 역사적 자긍심을 전북 몫 찾기의 근본적인 바탕으로 만들어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는 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다.

또, 전북의 지금을 제대로 인식해 우리 현실에 맞는 몫을 요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발전에 기여해나가자는 취지에서다.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와 낙후로 도민들의 사기와 자신감은 낙엽처럼 떨어졌다.

소외가 이어지다 보니 전북의 역량과 실력에 대한 의심도 우리 안에서 솟아났다.

이런 인식을 무너뜨리고 우리의 자존심을 바로 세우고 자신감을 키우는 작업이 이뤄져야 전북 몫 찾기의 실질적인 부분인 불균형 시정과 차별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는 계기도 마련될 수 있다고 본다.

더 나아가 전북의 역사를 올바로 이해하는 과정이 전제될 때 전북의 위상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산업화 시대의 차별과 소외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 통렬히 직시할 수 있게 되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국가적 해답 역시 도민 스스로 찾고 당당히 제시할 수 있게 된다고 믿는다.

전북 몫 찾기를 향한 기대를 현실로 바꾸는 힘은 다름 아닌 바로 우리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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