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정운천 국회의원은 보통의 정치인과는 걸어 온 길이 다르다.

물론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도, 일반적 정치인과는 다를 것이다.

실제, 정운천은 새로운 정치인 상을 만들어가고 있는데 그것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즐거운 정치’라고 할 수 있겠다.

20여년 국회를 출입한 기자도 정운천 류의 정치는 사실 쉽게 ‘적응하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옆에서 보면 웃음이 날 정도로 흥미로운 스타일이다.

정치인 정운천은 정치를 즐기는 편이다.

최고의 권력자인 대통령 앞에서 ‘꼬끼오’라고 외쳐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하고 또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선 한나라당 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쌍발통’이라는 기발한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기도 했다.

쌍발통은 여당과 야당이 균형을 맞춰서 지역 발전을 이끌자는 것인데 당시 전북, 호남 상황을 감안하면 쉽게 와 닿지 않는 단어였다.

그러나 쌍발통을 내세운 정운천은 보수정당 출신 후보로는 최초로 18.2%를 얻어 전북에서는 넘기 어렵다는 마의 10%대를 돌파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11년에는 전북에 오기로 했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경남에 빼앗기자, 그는 이름도 생소한 ‘함거’에 들어가 죄인을 자처했다.

격식과 근엄을 중요시하는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정운천의 이 같은 여러 행보는 어찌보면 기인적 행태다.

일각에서 “정치를 희화화한다”는 지적이 나왔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일련의 그의 행동을 통해 정운천의 본 모습이 드러난다.

정운천은 정치를 즐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보수정당의 불모지인 전북에서 한나라당-새누리당 깃발을 들고 과감히 출마할 수 있었을 것이다.

2010년 도지사 선거 낙선, 2012년 국회의원 총선 낙선에도 불구 그는 전주를 떠나지 않고 계속해서 한 우물을 팠다.

그리고 정운천은 현재 전북내 유일한 보수정당 국회의원이자 개혁보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보수정당 헤쳐모여, 개헌론, 제3지대론 등으로 정치권 상황이 매우 복잡하다.

5월 대선 일정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으며 “범야권 후보가 정권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여론조사가 줄을 잇고 있다.

그래서 정운천 의원에게 다음 국회의원 선거가 걱정되지 않느냐고 물었다.

“박근혜 대통령도 탄핵을 당했고 자유한국당, 바른정당도 단독으로 집권하기는 어렵지요. 또 야권 성향의 전북 정서를 감안하면 이번 대선과 다음 지방선거 그리고 그 다음의 총선에서 현재의 당 간판으로는 어려움이 많지 않겠어요?”

질문에 정운천은 이렇게 답했다.

“나는 원래 어느 특정 정당 소속이라기보다는 고창수박당이라고 말해왔어요. 내 고향 고창과 전주와 전북이 발전하면 되는 거지, 그리고 그 목표를 위해 열심히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지, 더 이상 뭘 생각합니까.”

그러면서 보좌진에게 예산 확보 자료를 가져오라고 한다.

“이거 봐요. 지난 주에 중소기업청이 ‘2017년도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을 전담 수행하는 주관기관을 새롭게 선정했는데 전북이 무려 두 기관이나,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이 선정됐어요. 45억원 예산이 투입되는 거에요.”

정운천은 말을 잇는다.

“고향 전북을 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정치를 하면 일도 잘 됩니다. 지역 사업이 잘 풀리면 다시 한번 저를 선택해 주실 것이고 일이 잘 안되면 저를 택하지 않으시겠지요. 전북발전당 소속이라는 각오로, 앞으로도 즐거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 뒤 도민 선택을 기다릴 겁니다.”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