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 전시공간 영역 확대 전시 장벽 낮아져 누구나 참여 스마트폰-SNS 기획-정보 공유 전북 다양한 전시기획 미비 기획전시 기존 틀 못 벗어나

/채영 공간시은 전시기획자

현대미술에서 ‘예술’의 경계가 희미해진 만큼 전시나 그 공간의 영역은 넓어졌다. 그리고 동시에 진입은 쉬워졌다.

전문 전시 공간 외에도 상업시설들이 복합문화공간이라는 형태로 예술작품을 전시한다. 버려진 공간이나 비어있는 상가를 일시적으로 점유하는 전시도 많아졌다.

전시 자체의 장벽이 낮아지고 예술에 대한 막연한 환상들도 많이 깨졌다. 대관료를 지불하면 전공자가 아니라도 전시가 가능한 공간들도 많다. 덕분에 다양한 형태의 전시들이 생겨난다.

많은 이유가 있지만 이 변화의 배경에는 스마트폰과 SNS가 만든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있다. 이 새로운 환경을 통해 전시를 기획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정보들이 빠르게 공유된다.

관심있는 작가들의 정보를 어디에서나 쉽게 검색할 수도 있다. 이들과의 교류의 시작이 SNS를 통해 이루어지기도 한다.

빠르게 연락하고 동시에 공유도 빠르다. 기획한 전시 소식도 SNS 관계망을 통해 쉽게 퍼진다.

임시로 만든 공간에서 하는 전시의 홍보도 어렵지 않다. 유명한 미술관이나 갤러리가 아니어도 스마트폰 지도를 통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이러한 변화한 현장은 2015년 전후로 이미 수없이 논의 되었다. 하지만 지방의 경우 특히 전북 지역 경우 아직 다양한 전시기획의 등장이 활발하지 않은 듯하다.

젊은 작가들의 단체전도 아직은 미술관이나 갤러리들의 기존 방식인 추천을 통한 선별이 중심인 듯하다.

기획전시도 기존의 나열식 전시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러한 전시도 젊은 작가들을 소개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쌓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각자의 작품들이 단순한 주제로 묶인 전시는 여러 개인전의 축소판에 불과하다. 각자의 작품 소개 이상의 의미를 만들어내는 기획이 보이지 않으니 못내 아쉽다.

전시장을 찾은 관객은 무엇을 보고 느껴야하는지 알기 어렵다.

이러한 젊은 작가들의 단체전들 중에서 작년 9월에 아직 학부를 졸업하지 않는 젊은 작가들이 모인 ‘화가난화가’ 팀의 기획전시 <ㄱㅎㅈㅈ>(감히전주) 는 그 결과물에 상관없이 시도 자체가 반가운 일이었다.

사실 이들의 전시 방법 자체도 그다지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다만 기획에서 서울 지역 여기저기에 생겨났다가 사라진 새로운 전시공간들의 실패했거나 성공했거나와 상관없는 그 시도들을 의도적으로 짜깁기하고 각자의 작업들을 비벼내는 과정 자체가 흥미로웠다.

올해 3월 9일 끝난 우진문화공간에서 열린 <스물스물> 전시도 이러한 시도의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다.

아직 학부 과정 중에 있는 8명의 젊은 작가들이 지역에서 비중이 큰 전시공간에 부딪혀 자신들의 창작물을 채워 넣었다.

전시는 다소 미완성의 결과물처럼 보였을 지도 모르겠다. 공간 구성이나 작품의 배치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아쉬운 전시였다.

함께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두 전시는 다른 단체전과 비교하면 작품이나 전시 전체의 완성도에 있어서 다소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그 도전만으로 훌륭하다거나 젊기에 가능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다소 경직된 지역의 젊은 작가들의 전시에 균열을 내는 시도이기에 계속되기를 희망한다.

학부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대학원을 가고 그 사이에 친구들과 모여 단체전을 하는 어떤 공식화된 단계를 뛰어넘는 시도이기에 흥미롭다.

다음엔 무엇을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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