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 출전자간 뇌물수수 드러나 성준숙 보존회이사장 사과문 발표 도-시 집행부 퇴진 조건 예산집행 이후 송재영 이사장 권한대행 선출 일부 회원들 선출문제 제기 소송 법원 가처분신철 기각 갈등 계속

전국 최고의 대회로 꼽히는 전주대사습놀이가 뇌물수수로 얼룩지면서 위상이 추락했다.

조직위 내부에서 전주대사습놀이 위상 확보를 위해 대안을 강구하고 여러 조치를 내렸지만 이는 또 다른 갈등을 낳았다.

내홍이 끝을 모르고 치닫자 전주시가 나섰다.

전주시는 올해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 적극 개입해 조직위원회를 새롭게 꾸린다고 밝혔다.

전주대사습놀이는 추락한 위상을 다시금 되찾고, 꽃길을 걸을 수 있을까. 전주대사습놀이 어제와 오늘을 되짚는다.
/편집자주
 


그간의 과정 전주대사습놀이는 반세기 동안 그 명성을 견고히 이어왔다.

국악인에게 전주대사습놀이는 꿈의 무대이고, 대사습놀이에서 대통령상을 받는다는 것은 크나큰 명예다.

그러한 전주대사습놀이가 휘청거리게 된 것은 심사위원과 출전자 간 뇌물이 오고간 것이 드러나면서다.

비록 이들의 뇌물수수는 심사에 직접적인 영향까지 끼치지 못했지만 그 사실만으로도 대사습놀이 명예는 실추됐다.

이후 성준숙 전주대사습보존회 이사장이 사과문을 발표하고 심사위원회 구성과 경선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논란은 쉽사리 가시지 않았다.

전북도와 전주시가 예산집행을 하면서 현 집행부 퇴진을 단서로 달자 성 이사장을 포함한 집행부가 자리를 내놓았다.

이후 보존회는 송재영 이사를 이사장 권한대행으로 선출했다.

사안이 일단락되나 싶었지만 보존회 이사와 회원 5명이 송 권한대행 선출에 문제점을 제기하며 전주지방법원에 직무정지가처분신청을 제기한다.

추후 이 가처분신청은 기각됐다.

그러나 이는 선출 절차에서 문제점이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 보존회 내부의 갈등 양상이 수습하기 어려울 정도임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다.

논란이 계속되자 정부는 대사습놀이 판소리 부문 장원에게 수여했던 대통령상을 올해엔 주지 않기로 했다.

보존회 스스로 자정해 사태를 수습하길 기다렸던 전주시는 올해 전주대사습놀이 개최도 불투명해지자 적극 개입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우선 시간이 촉박한 점을 고려해 행사를 9월로 연기하고, 조직을 새롭게 꾸린다고 밝혔다.

외부 인사를 영입해 김승수 전주시장과 공동 조직위원장 체제로 구축하고, 조직위원도 다시 구성된다.

현재 10명의 성원이 있지만 이를 15명으로 늘린다.

당연직은 3명으로 전북도 담당국장, 전주시 담당국장, 전주MBC 편성제작국장이다.

이외 보존회 추천으로 4명과 외부인사 8명을 구성한다.

보존회 추천 회원은 이사, 임원, 권한대행까지 모든 소송관계자들을 제외시키며 외부인사는 교수, 전문가 등의 추천을 받아 구성한다.

심사위원의 선정은 기존 전주대사습놀이 보존회에서 30여명의 인력풀을 통해 구성한 것에서 조직위원회 별도의 심사위원 선정위원회를 통해 구성된다.

후보자 명단은 전국의 관련 기관, 단체, 대학교의 추천을 받는다.

조직위원장을 비롯해 대회 운영을 외부인사가 주도적으로 나서는 것에 대해 보존회 내부의 공감대 형성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추가적인 반발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상금 규모는 전년과 동일하게 지급된다.

익명의 기부자 덕분에 장원 상금 4,000만원을 유지해왔지만 내홍을 겪는 대사습에 올해도 지원을 해줄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기부자는 지원을 약속해줬다.

취소된 대통령상에 대해서도 조직위 체제를 정비한 후 행자부에 다시금 건의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남은 과제는 이러한 전주시의 개입은 단발성이며, 주어진 기간 동안 전주대사습놀이 보존회는 내부를 정비해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또 조직위를 꾸려 대사습을 진행하려 한 전주시의 행태도 지나친 개입이란 지적이다.

예산을 준다는 명목 아래 단발성 행사에 행정이 주도적으로 나서는 것은 그림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다.

특히 법적 갈등에서 법적 효력을 인정받은 대사습보존회에 대한 배려도 소홀했다.

보존회 갈등으로 내부 동력이 상실한 탓에 올해에 한 해 조직위로 주도권이 넘어왔고, 보존회와 합의된 사항이라고 하지만 가을 개최는 몰랐다는 게 보존회측 입장이다.

만약 가을 개최라면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보존회가 나설 가능성도 생기기 때문이다.

보존회 내부 안정도 시급하다.

지금까지 대사습에 역할이 미미하게 보였던 보존회 모습에서 탈피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

또 올해 초 보여줬던 내부 갈등도 하루 빨리 봉합해 부정적 시각을 해소해야 할 시기다.

시 관계자는 “시에서 사단법인인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에 적극 개입하는 것은 좋지 않다. 올해 대회를 개최하지 않을 경우 전주대사습이 다시 일어설 기회가 쉽사리 오지 않겠다고 판단해 시가 나서서 올해만 행사를 이끄는 것이다”며 “사안이 시급하고,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아 개입하긴 하지만 이는 단발성으로 끝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대사습보존회가 그동안 많은 어려움 속에서 대사습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던 만큼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통합의 길로 나서주길 바란다. 전주대사습놀이가 어려움을 잘 이겨내 다시금 도약할 수 있도록 많은 지지와 관심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보존회 관계자는 “조직위는 대사습을 위한 지원 역할을 하고 보존회가 주가 됨은 자명한 사실이다”며 “하지만 올해는 그럴 상황이 아니라 잠시 숨을 돌릴 여유가 필요했다. 하루 빨리 내부 봉합을 통해 내년부턴 새로운 보존회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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