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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작가와의 만남 #13 이호철 작가
"어두운 현실을 밝힐 새희망 메시지 담아"
2017년 03월 20일 (월) 15:52:16 | 최종승인 : 2017.03.21 14:46 윤가빈 badanabi@paran.com
   
 

이호철 작가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을 이야기한다. 스스로의 이야기를 작품에 투영하고, 이 작품이 대중에게 공개되는 순간 이는 곧 작가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두의 이야기가 된다. 자신을 이야기 하는 작가이기에 작가의 시선이 변하면 작품 또한 변한다. 그래서 작가의 작품을 꾸준하게 봐왔던 이들이라면 작품을 통해 현재 작가가 무엇을 고뇌하고 있는지, 또 갈망하는 것은 무엇인지 지레 짐작가능하다. /편집자주  
 

“조각은 노동이다.” 이호철 작가는 항상 이 말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했다. 37세의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구본주 조각가가 했던 말이다. 故 구본주 작가는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을 많이 해왔다.

이 작가도 이에 영향을 많이 받았고, 초창기나 지금이나 노동력을 기하는 작품을 많이 선보이고 있다. 엄청난 육체적 노동이 따르는 작품을 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철학과 정신세계가 작품에 스며드는 것이 이유라면 이유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남의 손을 빌리지 않는다.

“작품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내 손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온전하게 내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2006년 첫 개인전을 선보인 작가는 일상의 이미지를 소재로 삼았다. 일상의 이미지는 곧 자신의 이야기였다. <감춰진 나침판>이라는 작품은 여행자의 모습이다. 벙거지 모자와 트렌치 코트, 가방을 둘러맨 모습이 영락없이 여행자의 모습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딘가 어둡다.

고개를 숙이고 있으며 모자는 눈을 가렸고, 표정은 없다. 신발은 어울리지 않게 슬리퍼를 신었고, 바지 한 쪽은 걷어 올려 있다.

“나침판이 가리키는 정해진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어디로 갈지 모르는 방황하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당시 나이가 20대 중후반이었는데 딱 내 모습이이에요. 그 때 작업실도 없었어요. 교수님께 사정해서 학생들이 없는 시간에 잠깐 가서 작업을 하곤 했어요. 정말 힘들었죠.”

그런 그에게 전환점을 맞게 한 작품이 있었다. 바로 <어머니>다. 슬립을 걸쳐 입은 여성 옆에는 심술궂게 생긴 돼지 한 마리가 놓여있다.

시력이 감퇴해 안경이 필요하지만,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자신에게 시간을 쏟지도 못한다. 자식만은 배불리 먹게 하기 위해 희생하는 어머니를 표현한 이 작품은 2003년 대교 문화재단 조각대전에서 대상을 받는다. 당시 상금은 1,000만원.

“조각 그만두고 취업하라는 이야기를 한창 들을 때였어요. 당장 쓸 돈이 없어 막일을 하기도 했고요. 힘들게 생활하니 정말 그만두고 취업을 해야 하나 내적 갈등도 많았죠. 그런데 상금을 받으니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작품도 팔려서 계속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어요.”

눈에 보이는 현실을 이야기하던 작가는 2009년 전환기를 맞는다. 결혼과 함께 아이가 생기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바뀐 탓이다.

“그동안 내 눈앞에 보여 지는 현실을 이야기 했다면 2009년부터는 미래를 이야기하기 시작했어요. 밝은 미래, 꿈을 이야기하려 한 거죠. 물론 현실은 변함이 없어요. 제 작품을 보면 그렇게 밝지 많은 않아요. 현실은 어둡지만 꿈만은 놓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거죠.”

작품에서 작가는 배부른 돼지를 소재로 기득권을, 인물들에 새겨진 문신(文身)을 통해 사회에 길들여지지 않은 야성을, 서류가방은 사회가 규정하는 패러다임으로 표현한다. 그러면서도 꽃으로, 바람으로, 칼로, 새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늘 꿈을 꾸고 있지만 현실은 상반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다수잖아요. 그럼에도 그 꿈을 놓지 않죠. 전 사람들이 간직하고 있는 꿈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작가의 이런 작품 활동은 당분간 지속될지도, 혹은 바뀔지도 모른다. 작가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했다.

“지금 하는 작업에서 만족감은 덜 채워졌어요. 현재로서는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작업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것 같은데 또 한 편으로 변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만족감을 모두 채우고 이 소재를 털어버리느냐, 아니면 여지를 남기고 털어버리느냐의 차이 같아요. 느닷없이 변할 수도 있어요. 그때 한 번 물어봐주세요. 왜 변했는지…”  
 

프로필

원광대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원광대 미술대학원 조소전공 졸업

전북대 미술대학원 조각전공 박사 과정 휴학 중  
 

개인전

2016 제63회 청년작가초대전 ‘夢-그리고 독백’(전주 우진문화공간)

2016 갤러리숨 초대 플랫폼 ‘夢-꿈꾸다’(전주 갤러리숨)

2015 ‘꿈꾸는 자들의 肖像’(서울 가나인사아트센터)

2014 김치현 청년작가 수상전(전북예술회관)

2013 MIRU 갤러리 기획 초대전 ‘Some day’(전주 MIRU갤러리)

2011 젊은 미술전-이 작가를 주목하라 교동아트 기획 공모 초대전 ‘꿈과 현실사이’(전주 교동아트센터)

2007 갤러리 정 기획초대전(군산 정미술관)

2006 ‘일상의 독백’(서울 인사동 갤러리 창)

/윤가빈기자

   
▲ 여행 作
   
▲ Rocinante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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