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빛나게하는 학교인권' 우리 교육에 대한 고민 담아 인간의 가치 '세계인권선언'

▲ 오동선 /이리고 현 초등학교 교사

언제부터인지 잘 모르겠으나 과거의 어느 날에서 지금까지 나는 나의 삶을 좌로 일보이동하면서 살려 노력하고 있고, 어쩌면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살고자 애쓸 것도 같다.

불합리한 일상에 저항하고 민중들의 삶을 행복하지 않게 만드는 국가의 정책에 맞서고자 한다.

내가 교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겪게 되는 일상의 교육모순을 극복하고,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자각하고 자성하게 만들고도 싶다.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독서교육을 강조하고 경쟁교육의 승리자가 아니라 지덕체가 조화롭게 발달하는 그래서 사람답게 살아가는 그런 아이가 되라고 가르치면서 돌아보니 나에게도 내 자아를 형성하게 해준 좋은 책들이 있었음을 깨닫게 되고 나누어보고자 한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은 10권의 대하소설로 80년대 분단문학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여순항쟁(요즘 회자되는 국정교과서에는 여순반란사건으로 기록하는 당황스러운 일도 벌어진다)을 축으로 반공이데올로기에 의해 일방적으로 왜곡되어왔던 해방직후의 역사적 진실을 현미경 들이대듯 파헤치고 있으면서도 작품 전체에서 균형감각을 잃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처음 이 책을 읽고 그동안 내가 배웠던 역사는 무엇이었나 하는 의문을 품기에 충분할 정도로 충격이 크고 감동적이었다.

감동이 커 아버지에게 읽어보시라 권유하니 대충 첫 권 읽으시고 손에서 내려놓았다.

그래서 그 연유를 물으니 “이거 다 아는 이야기여. 뭐 굳이 책을 봐야 아는 게 아니지. 우리가 그렇게 살았잖어.”라는 말씀이 지금도 또렷이 기억에 남는다.

그 다음은 조영래의 <전태일평전>이다.

“이 결단을 두고 얼마나 오랜 시간을 망설이고 괴로워했던가? 지금 이 시각 완전에 가까운 결단을 내렸다. 나는 돌아가야 한다. 꼭 돌아가야 한다.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며 노동자의 권리를 찾기 위해 온 몸에 석유를 뿌리고 평화시장 한복판에서 분신자살한 평화 시장 젊은 노동자 전태일의 생애를 담은 책이다.

지금 노동운동 시민사회운동을 하는 40대 이상 사람들의 태반이 전태일을 가슴에 품고 살 텐데 과연 지금 세대가 전태일을 알까 싶은 꼰대 같은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우리나라 역사에 노동 운동의 불꽃으로 기록된 전태일의 삶은 여전히 오늘을 살고 있는 내게 아직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당신들의 대한민국1> 2001년 귀화한 박노자의 책이다.

그를 두고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잘 아는 외국인’이라고들 한다.

그는 한국 사회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과 날카로운 논리로 토종 한국인보다 진한 한국에 대한 애정으로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해 준다.

누구나 당연하다고 믿고 살던 권위주의와 집단이기주의의 축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성찰하기에 너무도 충분한 책이었다.

하지만 더 좋았던 것은 박노자가 한국에 대해 가지는 애정의 깊음이 느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당신들의 대한민국>은 시리즈로 현재 3권까지 출판되어 있다.

인류 최고의 가치인 인권을 주제로 세상에 나온 지 70년이 되어가고 성경보다 더 많은 언어로 번역되어 비준되고 있는 <세계인권선언>.

짧은 30개의 조문으로 되어있지만 대단히 함축적이고 유의미하며 모두가 지켜주고 지킴 받아야 할 사람의 가치를 담고 있기에 언제 되새겨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아이를 빛나게 하는 학교인권> 쑥스럽지만 필자가 쓴 책이다.

우리 교육에서 학생은 인간의 범주에 속할까? 사람답게 살고는 있을까? 경쟁의 승리와 좋은 대학이라는 목적아래 어른들은 학생의 욕망이나 욕구, 인간적 가치는 잠시 접어두길 강요하면서 채찍질만하고 있는 안타까움을 가지며, ‘사람답게 살 권리’는 학생이라고 예외는 아니고 우리교육이 인권친화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써본 책이다.

사람으로서의 가치조차 존중받지 못한다면 우리는 교육이란 이름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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