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6,470원에 꿈을 팔고 취업의 벽에 갇힌 청년세대 생활-생존 보고서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청춘의 가격>  

<청춘의 가격>(사계절)에서 소개된 청춘 씨의 하루를 살펴보자. 청춘 씨는 매일 아침 8시에 일어난다.

오전에는 토익 학원에 가고 오후에는 아르바이트를 한다.

저녁에는 자취방에서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청춘 씨의 이런 생활은 벌써 1년째이다.

대학 졸업 직후 계약직으로 취업했지만 재계약이 어렵고 적은 임금에 비해 업무량은 무척 많았다.

결국 청춘 씨는 퇴사 후 다시 취업 준비에 ‘올인’하기로 했다.

지금 목표는 안정된 일자리를 얻는 것이다.

대학 졸업반 때부터 총 4번의 공채 시즌을 겪으며 거절에 익숙해진 청춘 씨는 오늘도 이력서를 보며 더 채울 것은 없는지 찾고 있다.

“요즘 애들은 고생을 모르고 자라서 끈기가 없어”,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하는 거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은 이런 말들은 한 번쯤 들어보지 않았을까. 이 사회는 청춘의 힘듦을 외부요인 보다는 한 개인의 문제점으로 몰아간다.

한창 꽃 피워야 할 청년들의 봄날은 왜 사라졌을까. 또 그들에게 봄은 올까.<청춘의 가격>에서는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한 20세부터 취업, 연애, 결혼의 단계를 지나고 있는 혹은 지난 35세까지를 청년의 범위로 정했다.

다시 그들을 연애 및 결혼, 주거, 여가, 노동 시장과 노동 환경을 주제로 분류하고, 그들이 감내하고 있는 생활과 생존의 경계선을 추적해나간다.

시급 6,470원(2017년) 아르바이트에 꿈을 팔라고 하고, 무급 인턴십과 저임금 단기계약직에 만족할 줄 알라고 강요하는 사회다.

높은 취업의 벽 앞에서 ‘내 노력이 부족해서 사회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자기 탓을 하게 된다.

그리고 모자란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 자신을 채찍질하다 결국은 포기하고 스스로를 흙수저로 규정해버린다.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춘은 여기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책 속의 청년들은 지금 이곳에서 생존을 위해 밤잠을 설칠지언정 자기만의 답안지를 찾아가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청춘의 가격>은 2017년 대한민국 청년 세대의 생활과 생존을 기록한 한 권의 보고서다.

청춘들의 보이지 않는 삶을 여러 통계 자료와 보고서로 생생하게 알린다.

현실은 통계 자료와 보고서보다 더 퍽퍽하고 고단하지만, 청년들은 그 생활을 견뎌내면서 앞으로 걸어가고 있다.

책을 펴낸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은 강세정, 송민정, 최정은이 함께하고 있으며 ‘생활인과 함께하는 연구원’을 기조로 삼고 있다.

경제와 사회 분야를 포괄적으로 연구하는 진보적 종합연구원으로 경제, 노동, 주거, 의료 등 사회 전반을 연구하는 활동에 전념하고 있으며 소득 주도 성장,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노동권 회복 및 강화를 지향한다.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의 저자 천주희는 “가상의 인물 청춘 씨를 통해 미로 게임 한복판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동시대 청년들을 보여준다.

정작 그들의 삶을 추적하다 보면, 길을 잃어버린 건 청년들이 아니라 한국 사회가 그려놓은 좌표였다”며 “책은 삶의 목적지에서 출구를 향해 거슬러 살아도 괜찮다고. 오늘도 내일도 계속 걸어갈 것이기에, 우리에겐 충분히 청춘(靑春)일 권리가 있다”고 추천평을 남겼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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