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행사 동네 주민들 초청 작촌 조병희 선생 사진 주작품 할머니집 같은 디스플레이 눈길

지난 4일부터 ‘꽃 시절’ 전시를 선보였던 서학동사진관이 그 연장선으로 ‘시절노래’ 전시를 시작했다.

꽃 시절 전시에서는 누군가에나 있었을 청춘에 집중했다면, 시절노래는 지나간 시대에 집중하는 전시다.

따뜻한 봄기운이 물씬 느껴졌던 지난 23일 열린 서학동사진관의 시절노래 오프닝 행사는 어느 때보다 특별했다.

동네 주민들을 초청해 음식을 나누며, 서로의 마음도 나눴다.

어르신들이 직접 나서 마당에서 김치부침개를 부쳤고, 안에서는 수육과 김치, 홍어무침, 된장국, 떡, 샐러드까지 한 상 거하게 차려졌다.

지나던 마을 사람을 붙잡아 초대하기도, 전화로 불러오기도 했다.

주민들은 흥에 겨워 지난 가요를 한 곡조 뽑아내기도 했다.

사람들은 같이 부르며, 박수로 화답했다.

뒤 이어 시절노래 전시에 집중하는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김지연 관장이 기획한 시절노래는 사진이 얼마나 기록적으로 뛰어난 역할을 해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김 관장은 “전시에는 30년 대, 50년 대 사진들이 소개된다. 그 시대의 사람들은 참으로 힘겨운 삶을 살아간 이들이다. 이들의 모습들을 보며 현 시대 사람들이 공감하고, 또 그 시대 사람들은 현대인들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전시에서는 전주 어른상을 수상하기도 한 작촌 조병희 선생의 사진들을 주로 확인할 수 있는데 이 사진이 특별한 이유는 사진에 글씨로 그 사진의 기록을 더욱 선명하게 해놨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서학동 주민들이 고이 간직해놓은 사진들도 확인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도 눈에 띈다.

시골 할머니 집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벽에 비스듬히 놓인 액자와 같이 전시도 그렇게 꾸며놨다.

김 관장은 전시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했던 사진들을 보여주며 옛 시대를 이야기했다.

그 속에서는 온전한 숭례문도, 어떠한 제약도 없이 갈 수 있었던 금강산도 있다.

또 첨성대에 우르르 올라가 찍은 사진도 있었다.

이외에도 신사 참배를 거부해 폐교명령이 내려지자 이에 항의하는 신흥고 학생들의 모습, 이리초등학교의 일제강점기의 졸업사진도 있다.

이를 확인한 주민들은 사진을 보며 그 시절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이어나가기도 했다.

전시에 참여한 한 주민은 “옛 사진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 시대에 나는 꽃이었고, 지금도 꽃이고, 앞으로도 나는 꽃으로 보낼 것이다”고 말했다.

서학동사진관의 시절노래 전시는 이달 말까지 이어진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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