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9월 도입을 목표로 추진하는 사립유치원 대상 재무회계규칙에 대한 사립유치원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한국유아정책포럼(회장 이덕선)은 24일 서울 여의도 침례교회에서 유아정책 포럼 창립기념 세미나를 갖고 사립유치원의 자율성 확대와 회계규제 현실화를 촉구했다.

전국 사립유치원 관계자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국회 이춘석의원을 비롯 자유한국당 이채익의원등이 참석해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정책반영을 약속했다.

이덕선 유아정책포럼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사립유치원은 지난 100여 년 동안 우리나라의 유아교육에 있어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온 공로에 대해서 감사받고 인정받기는 고사하고, 부도덕하게 정부의 교육지원금을 횡령하고 온갖 탈법을 일삼는 못된 사람들로 낙인찍혔다"며 "이것은 사유재산인 유치원에 대해 정부가 초, 중, 고등학교에 적용하는 공립법인용 회계규칙을 잘못 적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춘석 민주당 의원(익산갑)은 축사를 통해 "아이들을 위해 사명감을 갖고 큰 일을 하고 계시다"라며 "방향이 정해지면 당에서도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좋은 정책이 나오면 정책에 반영되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채익 한국당 의원(울산)은 "정부의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이 여러분의 교육활동을 옥죄지 않도록 각별히 계속 모니터링해서 제도가 미비한 점이 발견되면 바로 수정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날 세미나 발제자로 나선 김정호연세대 특임교수는 정부가 사립유치원에 적응할 시간을 주지 않고 학교법인용 회계를 적용해 설립자의 권한과 교육 자율성이 침해받고 있고, 적응할 시간이 없었던 사립유치원 경영자들을 범죄자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새로운 회계 방식으로 인해 유치원 설립자들은 학부모나 국가로부터 받은 수입을 설립자라는 명목으로는 한 푼도 가져갈 수 없게 됐고, 원장이라는 직책에 대한 보수의 형태로만 대가를 가져갈 수 있을 뿐으로, 설립자의 지위는 완전히 박탈당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회계규제가 사립유치원의 일거수 일투족을 통제하는 수단이 돼서는 안되고, 주식회사의 외부감사법인이 사회에 공개하는 수준이면 족하다"며 "지금처럼 회계통제를 해야 한다면 최소한 유치원 설립자에게 시설사용료와 설립자로서의 기여에 대한 정당한 대가는 지출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를 주최한 한국유아정책포럼은 유아교육 정책을 연구해 전국 4000여 사립유치원들의 의견을 결집하고 단일한 정책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로 연구를 통해 마련한 유아교육 정책을 학계, 언론계, 관계에 제시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서울=김일현기자